[Me & me]강남 가전시장 무엇이 다른가

  서울의 강남은 다른 어느 곳보다 소비 성향이 높은 지역이다. 상품구입도 많지만 특히 한번 구매할 때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품 구입이 많다. 유통업체들이 흔히 쓰는 말로 ‘객단가’가 높은 편이다.

 현대백화점이 고급백화점의 대명사가 된 것은 강남에 위치한 압구정동 본점과 삼성동 무역 센터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압구정점은 PDP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 가장 먼저 전시판매된 곳이다.

 이처럼 고가의 첨단 가전이 등장하면 제일 먼저 깔려 시장 성공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강북에 근거지(본점)를 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몇 년새 각각 강남 요지에 최고급 대형 점포를 개장한 것도 이 지역의 소비 성향을 고려한 고가 가전시장에 대한 선점 욕구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비싼 것만을 찾는, 갈 곳없는 돈이 몰려있는 곳으로만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LG하이프라자 대치점 한상규 점장은 “강남 소비자의 가전 구매 성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가장 좋은 상품을 가장 싸게 구입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타 지역에 비해 객단가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매까지의 상담시간이 길고 무척 꼼꼼하게 체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강남의 가전 매장에서 인기가 높은 품목으로는 PDP TV와 로봇청소기 등 첨단 제품과 만도 김치냉장고, 수입 드럼세탁기, 삼성 공기청정기 등 동종 제품에서도 고가 브랜드 상품이다. 또 전동칫솔, 이동통신기기도 강남 가전매장의 효자 품목이다. 품질이 우수한 고가의 첨단 제품이 잘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가전 매장은 타지역 매장과는 차이점이 뚜렷하다. 크고 화려하며 매장 안에 쉴 곳 등 여유 공간이 넉넉하고 직원이 많다는 점이다.

◆LG하이프라자 대치점

 지난 7월 개장한 LG하이프라자 대치점(지점장 한상규)은 LG전자의 강남상권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이다. 기존 하이프라자 점포의 2배 크기인 200여평에 홈시어터, 홈네트워킹 등 첨단 가전시스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코너를 갖추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중앙에 자리잡은 사각형의 휴식공간과 주변 공간 배치가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고객들이 방해받지 않고 자리에 앉아 휴식을 겸해 HDTV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한쪽 면 전체에 LG전자의 대표적인 대화면TV 5종이 의자와 함께 배치돼 생생한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 홈시어터 체험관과 첨단가전을 결합한 홈네트워킹 시연장은 대치점의 자랑거리다.

 “이 지역 고객은 제품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난 후 방문합니다. 한번 방문으로 구입을 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평균 5번입니다. 상담 시간이 길다 보니 더욱 편하게, 부담없이 돌아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많은 신경을 씁니다” 한상규 점장의 얘기다.

 직원들에 대한 제품 교육은 일상사가 됐다. 꼼꼼함을 넘어 전문적인 기술과 기능을 캐묻다시피하는 고객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하루 2번, 매장에 비치한 가스오븐에 직접 빵을 구워 고객에게 대접한다는 한 점장은 “강남지역 가전 매장이 규모에 비해 매출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첨단 고가제품을 많이 찾는다는 점에서 신상품의 시장 진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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