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 스키장 가려고 왁싱까지 다 해 놓았는데, 서운하네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뭐. 좀 기다리는 수밖에요. 몇 개월을 기다렸는데, 며칠이라고 못 기다리겠습니까.”
나모인터랙티브 진병각 대리(31)는 업계에서도 소문난 스키 마니아다. 겨울만 되면 주말을 스키장에서 살 정도다. 그러기를 4∼5년. 이제는 주위에서도 ‘으레 그러려니’ 하고 포기(?)하는 분위기다.
그래서인지 그는 요즘 무척이나 들떠 보였다. 스키장들이 14∼15일 전후로 개장할 것이라는 소식에 주말에 당장 차를 몰고 갈 계획이었지만 기상변화로 스키장 개장일이 일제히 늦춰지면서 의기소침해진 눈치다.
스키의 매력을 묻자, 거침없이 ‘속도감’이란다. 은빛 설원 위를 질주할 때의 속도감, 그리고 이 속도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스키의 묘미다.
이 때문일까. 진병각 대리 주변에는 단순히 취미로 시작했다가 아예 준강사나 데몬스트레이터(Demonstrator)로 눌러 앉은 사람도 많다. 겨울 내내 스키를 타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봄에 다시 취직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란다.
초보자는 장비를 대여해 간단히 즐기겠지만 한 시즌에 5번 이상 스키장을 방문한다면 아예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 더 실속이 있다.
예년에는 한 번 구입하면 3년 이상 사용하곤 했으나 최근에는 1년 주기로 교체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국내 스키어들의 실력이 수준급으로 향상되고, 대중 스포츠로 정착하면서 나타난 변화들이다.
올해 스키장비의 새로운 트렌드라면 디자인이 한층 화려해 진 것. ‘살로몬’이니, ‘로시뇰’이니 하는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 요소로 부각시킨 제품들이 많이 나왔다. 여기에 스키어들이 과감하게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도록 장비 자체가 고급화된 것도 특징이다.
◇플레이트=플레이트의 길이가 줄어들고, 폭(Tip)이 넓어지던 예년의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카빙스키가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두드러지는 특징은 플레이트와 바인딩이 결합되고 있다는 점. 일명 ‘일체형’으로 플레이트 전용 바인딩이 나오고 있다. 눈 위에서 저항감을 줄이고, 고급기술에서도 떨림없이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어 수준급 스키어에 권할 만 하다. ‘살로몬 크로스맥스 텐 파일롯’이나 ‘스퇴클릭 SL’ ‘엘란 퓨전’ ‘헤드 월드컵 iSL’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색깔이 화려해지고 브랜드 로고가 커진 것도 특징이다. 로고를 디자인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격은 예년보다 저렴해졌으나 ‘살로몬’은 10% 이상 올랐다.
◇부츠=이전에는 버클식에 플라스틱 소재가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여러 모로 부드러워졌다. 하이브리드형 부츠가 그것이다. 발등 부분을 천으로 대거나, 특수소재를 활용해서 발을 편하게 했다. 색깔도 훨씬 화려해졌다. 투명한 색채를 사용한 것도 두드러진 변화다.
◇고글=올해 고글은 작으면서 앞으로 튀어나온 것이 주류다. 렌즈도 3D 지원으로 바뀌었다. 이제까지 크고 두께도 얇은 고글이 인기였던 것과는 차이다.
◇헬멧=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헬멧을 착용하는 스키어가 늘고 있다. 올해 헬멧은 무게가 경량화되고, 머리에 땀이 차지 않도록 아웃래스트(outlast) 소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의류=색깔은 화려해지고, 디자인은 활동적으로 바뀌었다. 검정과 빨간색 컬러를 중심으로 노랑, 오렌지, 파랑 등 스키장의 흰색과 어울리는 강하고 화려한 색채가 대거 등장할 전망. 2∼3개 색채를 혼용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스키복은 보드복과 겸용해서 입을 수 있도록 ‘크로스 보드’ 스타일이, 스노우보드복은 평상복화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실용성이 강조된 다기능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스키복의 경우 타이트한 디자인보다 힙합처럼 헐렁하게 변한 것이 단적인 예다.
소재로는 발랄한 이미지를 주는 데님 느낌의 나일론, 모터스포츠 스타일의 활동적이고 캐주얼한 느낌의 나일론, 옥스퍼드 등이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굳이 한벌로 갖춰 입지 않더라도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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