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 기술 세계 첫 상용화

 현존하는 어떤 기술로도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암호기술이 세계최초로 상용화돼 기업보안시장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C넷은 뉴욕에 소재한 매지크 테크놀로지(Magiq Technokogy)사가 기업보안용으로 개발한 양자암호기(모델명 나바호 시큐어 게이트웨이)를 이번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두 대의 송수신 블랙박스로 구성되는 양자암호기는 광케이블로 연결된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최대 1 의 속도로 암호코드를 전송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응용했는데 복제가 불가능한 낱개의 광자(Photon)를 조합해서 암호키를 만든 뒤 데이터와 함께 광케이블로 보낸다. 예를 들어 누군가 광케이블을 통해서 데이터신호를 도청하려 할 경우 극히 예민한 광자로 구성되는 암호조합이 깨지면서 도청시도가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사용되던 암호장치는 여러 단위의 숫자조합을 이용하기 때문에 성능이 뛰어난 슈퍼컴퓨터로 연산하면 언젠가는 풀리게 되어 있다. 하지만 양자암호화 기술은 물리적으로 복제가 안되는 광자의 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나 국가안보국(NSA) 등 최첨단 기술를 보유한 정보기관조차도 통신선으로 몰래 엿듣는 행위를 할 수 없게 됐으며 인간이 만든 암호 중에서 가장 보안성이 높은 ‘절대반지’로 불리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방부를 비롯한 세계각국의 정보기관들은 양자암호기술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고 오랫동안 관련기술개발을 지원해 왔다. 매지크 테크놀로지의 양자암호기 시판은 그동안 군사용도로 개발되어 온 첨단암호기술이 민간시장에 보급되는 첫번째 사례란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매지크 테크놀로지는 이 양자암호기를 광통신기반의 보안솔루션으로 대당 5만∼10만달러 가격으로 주요 대기업과 통신사업자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양자암호기의 최대 단점은 광자신호의 도달거리가 수십km에 불과하다는 점이다.그러나 이 회사는 100㎞ 이상 떨어진 수신자와 안전하게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양자암호기를 2∼3년내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의 밥 겔폰드 사장은 “미국 통신업체들이 보유한 광케이블망 중에서 사용되지 않는 비율이 절반이 넘는다”고 지적하고 “남아도는 광케이블망을 기업보안을 위한 양자암호 통신선으로 사용할 경우 통신업계는 새로운 시장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자암호화분야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매지크 테크놀로지에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을 비롯한 미국내 IT업계 거물 22명이 지분을 갖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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