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와 동시에 지금까지 CTI에 기반을 둔 음성 및 FAX 솔루션을 비롯한 관련 응용분야 판매와 개발에 집중해온 예스테크놀로지의 제 2도약을 준비했다.
사실 기존 솔루션 및 제품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이미 그 때부터 CTI 관련 분야는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저가 수주로 치닫는 양상을 보였다.
그럼에도 기존 CTI 관련 사업과 결합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찾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상당기간 발 품을 판 끝에 예스테크놀로지는 두 가지의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다.
하나는 90년대 중반 불기 시작한 초고속 인터넷 분야의 VoDSL(Voice over DSL)단말기인 ‘IAD사업’이었고 다른 하나는 ‘음성인식기술’이었다.
xDSL망으로 음성통화를 구현하는 VoDSL 서비스 단말기인 IAD 개발은 한마디로 모험이었다. 하드웨어 제조 경험이 전혀 없었고 VoDSL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전이라 제품이 팔릴지 여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관련 시장 전망 보고서 및 동향은 장밋빛이었고 시장만 형성되어 준다면 괜찮은 시장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업부설연구소 내 연구개발 전담팀을 만들어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VoDSL 서비스 단말 장치에 욕심을 낸 것은 기업 시장에 대한 기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대상의 VoDSL 서비스의 경우는 빌딩 내에 별도의 IAD만 설치하면 하나의 회선으로 여러 개의 전화번호를 제공받을 수 있어, 중소기업 및 소호(SOHO) 이용자들의 통신편의와 통신비 절감에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2001년 10월, 기다리던 시제품이 완성됐다.
IAD는 음성코딩 및 비동기전송모드(ATM) 운용기술, CTI기술, 음성인식기술을 결합해 타사 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한 제품이었다. 이 제품은 광대역네트워크(WAN) 방식과 G.SHDSL은 물론 현재 국내에서 주류를 형성하는 ADSL 방식도 함께 지원토록 설계됐다.
그러나 시제품이 나올 때쯤 VoDSL 서비스가 시작돼 제품을 공급할 수 있으리란 예상이 빗나가고 있었다. 한국통신, 하나로 통신은 VoDSL 서비스 제공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듯 보였다. 하나로 통신만 시범 서비스 방침을 굳혀 기대감을 갖게해 주었다.
그러나, 막연하게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어떤 식으로든 IAD 사업에 대한 돌파구가 필요했다. 해외로 눈길을 돌리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업체와 제품 수출을 위한 상담회를 가진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의 중국 수출은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장사였다.
말 그대로 1년 간 연구·개발한 IAD제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시장에 한번 내어보지도 못한 채.
jjkim@yeste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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