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외자유치 표대결 `안갯속`

"소액주주운동으로 분위기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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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로통신 외자유치 표대결 구도가 한치앞도 분간할 수 없는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상황추이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애널리스트들은 하나로통신과 LG그룹 양측의 움직임과 관련된 상황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SK텔레콤과 삼성전자 등 하나로통신 주요 주주의 전략과 향후 대응에 대한 정보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21일 주총에서의 가·부 결정에 대한 코멘트는 극도로 경계, 그만큼 승부가 박빙으로 치닫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나로통신 소액주주운동 ‘승부수’=하나로통신이 소액주주운동을 적극 펼치면서 최근 여론에선 외자유치안 통과의 긍정성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나로통신의 개인투자자 위임장 받기가 성공적으로 확대돼 LG그룹의 반대표를 누를 만한 지분이 모일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이날 하나로통신측과 접촉한 한 애널리스트는 “하나로통신 내부에선 위임장받기 운동에 상당히 고무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하나로통신은 LG측 의결권 제한 가처분신청, 개인주주 30% 이상 위임장받기라는 카드를 잇따라 던지면서 일단 ‘외자유치안 부결’ 우위론을 ‘막상막하’의 상황으로까지 바꿔놓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또 외자유치안 통과에 승부를 걸어야할 또하나의 주역인 SK텔레콤이 하나로통신 소액주주 운동을 외곽지원할지, 막판 협상카드를 낼지 여부도 관심사다.

 ◇개인투자자의 한계성 공존=하지만 지난달 16일 주주명부 폐쇄 이후 발생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사고 팔기’는 사실상 의결권 행사와는 무관한 것이다.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거래물량이 많이 발생하면서 하나로통신의 위임장 받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영주연구원은 “현재 평상시 거래량보다 많은 개인거래량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는 지금 하나로통신과는 전혀 무관한 표라고 봐야한다”며 “오히려 최근 회전율이 높아지면서 하나로통신이 위임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최종 결과는 지금 분위기보다 크게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칼자루는 여전히 주요주주 손에=최근의 핵심 논점중 하나가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대량 매도물량의 성격이다. 삼성전자가 하나로통신 2대주주인 상황에서 모종의 ‘액션’이 취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소액주주운동이 상황을 바꿀 변수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등 주요 주주의 결심이 그 보다는 월등한 절대적 변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통신전문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의도가 외자유치 부결 이후를 내다보고 법정관리와 감자상황까지 내다보며 투자손실을 줄이려는 것이라면 주총결과는 이미 판가름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단정했다.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이뤄지는 물량 움직임이 삼성전자가 파킹시킨 하나로통신 지분중 일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상황은 더 복잡하게 꼬일 수밖에 없다.

 한편 하나로통신은 자사가 추진하는 외자유치와 관련, 미국의 투자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Inc)로부터 적극적인 지지 의사와 추천 의견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ISS가 보고서를 통해 “하나로통신은 현재 추가적인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이 재무위기 해소 및 중장기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포괄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 만큼 외국인투자자 및 소액주주들은 이번 외자유치를 지지해야 한다”고 추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윤창번사장은 “ISS의 외자유치 지지입장을 환영한다”며 “외자유치가 성사되면 지배구조가 더욱 투명해짐은 물론 이사회가 더욱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을 ISS가 다시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