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초대석]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임종태 소장

 ‘천국과 지옥의 차이가 바로 이런 기분일까.’

 최근 과학기술위성 1호(우리별 4호)발사 이후 장장 56시간 동안의 교신실패로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했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진들. 이들의 사령탑인 임종태 소장(54)은 위성과의 교신에 가까스로 성공한 뒤 느꼈던 당시의 감동을 ‘천국’에 비유했다.

 그만큼 처절한 싸움이었고 절박했던 시간들이었기에 교신 성공의 기쁨도 배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교신 가능성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분실 가능성에만 무게를 둘 뿐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때처럼 절망스러운 적이 없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가 이같을 것이다”며 당시의 참담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임 소장은 “성공제일주의를 지향하는 국민의 조급한 성향 또한 과학기술계의 발전에 도움이 도움이 안 된다”고 말도 잊지 않았다.

 당초 우리별 4호로 명명되었던 ‘과학기술위성 1호’를 개발하기까지의 그 기나긴 5년간의 기간도 교신불능 상태에 빠졌던 56시간과 비교한다면 오히려 순탄했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지난 5년 간 그에게 벌어진 일역시 굴곡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가혹했다.

 해당 연구원의 이탈과 벤처창업, 그리고 잇단 이직에다 사업성격 자체가 국제협력사업이다 보니 각국 각 기관의 요구가 다르고 통일도 되지 않아 특히 마음 고생이 심했다.

 등산으로 말하자면 지금 산중턱에 와있다는 그에게 이제 과학기술위성 2호 개발이라는 또 다른 책무가 다가와 있다. 오는 2005년 전남 고흥의 우주센터에서 우리 나라 로켓에 실려 발사될 과학기술위성 2호의 개발을 통해 우리 나라 우주개발의 꿈을 실현시켜야 하는 게 그의 새로운 소명이다.

 강의 준비를 위해 주섬주섬 자료를 챙기던 임 소장은 “이번 위성 성공은 독자적인 우리 나라 우주 개발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정상도 그리 멀지만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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