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일본 대작영화 줄줄이 상륙한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일본 영화 대작들이 가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러브레터’ ‘쉘 위 댄스’ 등 몇 개를 제외하고는 이제까지 국내 들어온 일본영화가 맥을 못춘 데 반해, 올 가을에 개봉하는 영화들은 이미 일본에서 크게 히트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영화 전문가들도 “일본 영화는 그동안 우리와는 정서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난해한 작품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 왔으나 앞으로 들어오는 영화는 소재로나 재미로나 공감대가 쉽게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일 개봉되는 ‘도플갱어’는 ‘큐어’로 잘 알려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제8회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돼 높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도플갱어’는 슬럼프에 빠진 한 과학자가 전혀 다른 성격의 분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공포물로 ‘실락원’과 ‘쉘 위 댄스’를 통해 국내에도 잘알려진 야쿠쇼 고지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야쿠쇼 고지는 1인 2역을 맡아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신들린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얻고 있어 야쿠쇼 고지의 열연을 지켜보는 것도 묘미다.

 지난 2일 개봉된 ‘음양사’는 일본 헤이안 시대에 천문관측, 제사, 예언, 요괴퇴치 등을 담당한 왕실 주술사인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의 활약상을 다룬 SF 블록버스터물. 일본 최고의 판타지소설을 극화한 데다, 총 제작비만 10억엔이 넘는 등 기획부터 촬영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던 대작이다. 2001년 개봉 당시 30억엔(300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리기도 했으며, 혼령을 퇴치하는 장면이나 요괴군단과의 대규모 전투신은 압권으로 꼽힌다.

 10일과 31일 각각 개봉되는 ‘냉정과 열정 사이’와 ‘환생’은 멜로 색채가 짙은 작품들.

 ‘냉정과 열정 사이’는 한 연인의 이별과 재회를 담은 소설을 극화한 것으로, 2001년 한 달만에 200만명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다케노우치 유타카와 홍콩배우인 천후이린이 남녀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 일본 도쿄를 오가는 아름다운 화면과 영화 전체에 흐르는 엔야의 감미로운 음악이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환생’ 역시 ‘러브레터’의 감동신화를 재현하려는 일본의 야심이 돋보이는 멜로 영화.

 지난 7월 열린 부천국제영화제에 상영돼 호평을 받았던 작품으로 국내서도 잘 알려진 초난강(구사나기 쯔요시)이 주연을 맡았다. 죽은 사람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사람을 환생시킨다는 내용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11월 21일 개봉되는 ‘사토라레’와 12월 개봉예정으로 있는 ‘춤추는 대수사선 2’, ‘배틀로얄 2’도 주목작이다. ‘사토라레’는 생각하는 모든 것이 주변사람에게 들리는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사토라레, 일명 의지전파 과잉증후군)을 유쾌하고 시원스럽게 다뤘다. 일본의 ‘스티븐 스필버그’로 불리는 모토히로 가츠유키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이 돋보인다.

 ‘춤추는 대수사선 2’는 모토히로 가츠유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일본 역대 최고흥행기록을 세운 형사물로 꼽히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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