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권·선물위원회가 이달중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 제도를 전면 폐지키로 결정함에 따라 아시아권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 펀드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폐지키로한 QFII 제도는 외국인 투자자를 QFII와 비QFII로 구분,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투자자에 한해 외국인 투자자로 인정, 각종 제한 조치를 두던 것을 말한다. 이 제도의 폐지로 대만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중순께부터 금융 당국에 등록만 하면 별 제한 없이 주식에 투자할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로 우선 대만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숫자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올 8월 현재 대만의 외국인 투자자수는 QFII 2701명, 비QFII 3067명으로 총 5586명이며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의 외국인 투자자는 7월 현재 기관 9583명,개인 5153명으로 총 1만4717명 수준이다.
세계적 금융기관인 모건스탠리측이 산출하는 MSCI이머징마켓지수에서 차지하는 대만의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MSCI 지수에서 대만의 시가총액 반영 비율은 55%에 불과한데 향후 100%까지 확대 적용될 것이란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만의 MSCI 시가총액 반영 비율이 100%까지 확대될 경우 이머징 마켓에서 대만 증시의 비중은 현재 13.7%에서 22.4%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현재 이머징 마켓에서 비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20.5%에서 18.5%로 축소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비중 변화가 외국인들의 매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현재 이머징 마켓 펀드의 총자산이 413억 달러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한국의 비중 감소는 약 8억 2600만 달러의 자금 유출을, 대만의 비중 증가는 약 35억9400만 달러의 유입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한국에 대한 비중 감소가 한국 증시를 매도하고 대만 증시를 매수하는 형태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곧 바로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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