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투자주체 부재" 종합 33P↓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환율과 종합주가지수 추이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과 외국인에만 의존해 버티던 서울 증시가 급락했다.
22일 거래소시장은 33.36포인트(4.46%) 급락한 714.8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도 2.34포인트(4.84%) 하락하며 46.03으로 마감됐다.
환율 급락 충격에다 투자 주체의 부재라는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또 재정경제부가 사실무근이라 밝혔지만 장중에 S&P의 신용등급 하향설이 돈 것도 악재가 됐다. 삼성전자 등 대장주들이 급락하면서 주가 하락이 여타 종목군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이날 급락으로 지난 3월 이후 계속됐던 증시의 상승 트렌드는 일단 마무리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의 본격 하락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고 720선의 1차 지지가 관건이지만 당분간은 지루한 시장 흐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급락=시장 대표주이며 지수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의 급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중 40만원선이 깨지는 등 6.28% 하락한 40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3일간 하락폭이 10%에 달했으며 일간 기준 삼성전자가 6%대의 낙폭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 국민은행, LG전자, 현대차 등 시가 총액 상위 대장주들이 외국인의 집중적인 차익매물로 인해 시장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점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그동안 시장 주도주들 상승에 소외됐던 중소형주들이 약세장에서 틈새 시장을 형성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낙폭이 클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환율 문제로 수출 부진 우려=신흥증권 이필호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는 경기회복을 전제로한 상승국면이지만 국내 상황은 좀 다르다”며 “내수 침체에다 환율 급락으로 수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은 이날 장중 1151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3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환율 급락은 수출로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는 국내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원화 강세는 단가 인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수출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이날 주가 급락은 환율 약세에 따른 실질적 영향이 반영됐다기 보다는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170원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투자주체 부재=아울러 개인과 기관 등 국내 투자자들의 관망으로 수급이 취약한 가운데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된 것도 주가 약세의 주된 원인이다. 추석 연휴 이후 외국인들은 ‘공격적 매수’에서 ‘선별적 시장 대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반면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여전히 관망세로 시장에 대처하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들은 국내 시장에서 17주만에 소폭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제한적 외국인 순매수와 국내 수급상황의 취약함을 고려한다면 조정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인이 새롭게 관심을 갖는 종목 중심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