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관광위 김병호 의원이 16일 개최한 ‘디지털TV전송방식에 관한 토론회’는 유럽식이냐, 미국식이냐를 놓고 평행선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통부 이재홍 방송위성 과장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석원혁 정책실장이 각각 발제했으며 최민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 MBC 이완기 DTV특별대책팀 부국장, LG전자연구소 박종석 소장, 디지털TV시청자 모임 김기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비교시험 논란=최민희 사무총장은 “MBC가 실시한 자체시험에서 유럽식 우위 결론이 나온 만큼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비교시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호 의원도 “KBS까지 재시험 의사를 밝히는 상황에서 정통부가 일단 MBC 사례를 분석하고 결과에 따라 비교시험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재홍 과장은 “MBC가 시험의 모든 데이터를 제출하면 위원회를 구성, 이를 검토할 것이며 KBS의 경우 비교시험을 제안해온다면 장소, 출력 등을 검토해 이를 허용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문제가 있다면 재시험 하겠지만 순탄하게 추진되고 있는 현행 미국방식을 변경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기술방식 우열 논란도 여전=박종석 소장은 “비교시험 결과가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영국·독일 등은 수신에 문제가 있어 데이터 전송율을 각각 18Mbps, 14Mbps로 줄인 반면 미국식의 수신율은 90%이상으로 향상됐다”며 미국식 우위론을 폈다. 이에 대해 석원혁 실장은 “미국이 최근 수신기 요금 인상을 무릅쓰고도 일체형 수신기를 강제하기로 한 것은 기술상의 문제 때문”이라며 “기술에 문제가 있음에도 정통부가 미국식의 이동수신, 단일주파수 기술 개발을 낙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장전망에도 이견=이재홍 과장은 “SDTV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HDTV를 성장산업으로 키워야 하며 현재 시장도 북미가 72%, 유럽이 28%로 미국식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일체형 수신기 의무화를 시행함에 따라 확대되는 미국시장을 노려야 한다는 것. 반면 이완기 부국장은 “방식 결정당시 정통부가 제시한 시장전망이 현재 하나도 맞지 않는다”며 “유럽식이 장기적 시장전망이 더 밝고 국민들이 저렴한 수신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편익측면에도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방송사 입장 재검토에 기울어=지상파 방송 3사는 문서로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유럽식으로 재검토를 주장해온 MBC에 더해 KBS가 “내부 특별대책반을 통해 백지상태에서 재검토중”이라고 밝혔으며 미국식을 지지한 SBS도 “이미 결정됐기 때문”이라는 단서를 달아 대세가 재검토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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