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주어진 커다란 기회중 하나는 도도히 진행되는 정보혁명의 달성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공인하는 경쟁력을 갖추었고, 이는 분명 한국의 역사 속에서도 보기 드문 현상이고 계속되는 이 산업의 진화단계에서도 중요한 경쟁적 우위라 할 수 있다. 이런 결과가 가능하게 된 것은 앞서가는 다양한 이동통신서비스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그것으로부터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두꺼운 고객층과 다양한 고객의 필요성에 맞추어 음성과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통신 회사를 비롯한 관련 서비스제공업체들, 다기종의 경쟁력 있는 다기능 단말기를 제조해낼 수 있는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삼박자 덕이라 할 수 있다.
몇 해전부터 인구에 회자되던 “Anytime Anywhere Any device”라는 정보통신산업의 대표적인 표어는 올해 들어 이른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라는 좀 더 포괄적이고 구체화된 지향점을 갖게 되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제품과 서비스의 구현이 시도되고 있다. 공간에 편재하는 모든 물체에 컴퓨팅 능력과 네트워크가 가능한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일어날 궁극적인 정보혁명의 달성이 또 다른 하나의 표어가 아닌 실질적인 목표점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로 현재 인터넷 기반의 비즈니스환경과 실물경제와의 접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그 결과로 정보화 부문에 대한 막대한 투자확대에도 불구하고 비정보통신 산업부문이나 경기부양에 미치는 기여도가 예상보다 미비한 정도에 그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둘째,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IT는 모든 산업에 편재된 형태로 등장한다. 그만큼 유비쿼터스 기술이 불러올 미래 시장가치 창출력은 무궁무진하다. 정부에서는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수준을 선진 G3 국가급으로 끌어올리고 디지털 가전 및 포스트 PC 산업과 함께 유비쿼터스 사업을 미래 국가 기술산업의 한 축으로 육성계획을 가지고 있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이루어질 정보혁명의 천금같은 기회에 우리가 집중력을 갖고 준비해야할 부분은 다음 몇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실제 산업환경에 적용, 운영함으로써 얻어지는 노하우 축적이다. 실험실 안의 기술을 상용 서비스용으로 개발하고 복잡한 시스템에 융합시켜 운영하는 기술은 기존의 단순개발 노력보다도 훨씬 값진 것이며 이러한 노하우는 향후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충분히 가치있는 지적재산권이 될 것이다. 둘째, 세계 최고수준의 유무선 네트웍 및 무선기기 보급률을 활용하는 일이다.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직·간접적으로 사용하는 단말들을 연결하여 기존의 실물경제까지 포괄함으로 유비쿼터스 네트웍 기반 구조를 갖추고 그 기반 위에 고객 하나하나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실시간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개인들이 자신들 만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소비자 주도의 다이나믹한 서비스 시장이 형성될 수 있고, 전체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급진전될 수 있다.
세째, 반도체 및 단말기 제조 기술을 들 수 있다. 단말의 다양화, 고기능화는 현재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유관 디바이스산업과 반도체산업은 더욱 더 넓어질 정보혁명 대상산업에 폭 넓게 우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속적인 혁신, 예를 들면 소형화, 편리성, 보편화, 저가 등의 실현을 통해 관련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은 제고될 수 있다. 네째, 정보통신 업계의 고객, 제조사, 서비스 사업자간의 적절한 긴장과 협력관계를 통해 이룬 서비스 경쟁력이다. 이는 수많은 유비쿼터스 단말들이 연결된 수많은 시스템들에서의 최적의 서비스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나아가 시스템의 안정성을 향상시키지만, 예측치를 넘는 한계상황이 발생하면 전체가 마비되어 버리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최적의 서비스는 적시성, 비용, 보안, 인증, 시스템안정성, 고객만족도의 허용치 등의 복합적인 요소를 염두에 둔 시시각각 변하는 정성적인 결과로 나올 것이며 이 과정 중에 나올 정량적인 계산치를 정성적인 결과에 어떻게 연관시키느냐가 큰 숙제 중에 하나다.
◆설원희 SK텔레콤 플랫폼연구원장 sull@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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