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그리움=경향신문 편집국 부국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 시인 김택근의 산문집. 이 책에 실린 산문들은 경향신문에 1년 가까이 연재된 ‘김택근의 책과 세상-숲정이에서’가 큰 줄기로, 연재 당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글들만을 모았다. 그의 글에서는 원초적인 그리움이 묻어나오고 독특한 문체의 산문은 예리함과 따스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저자는 “세상을 향한 분노가 결국은 사랑이며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글을 정리하면서 알게됐다”고 고백한다. 김택근 지음. 꿈엔들 펴냄. 9500원
◇천사의 속삭임(전 2권)=일본 공포소설 대상 수상작 ‘검은 집’과 ‘푸른 불꽃’에 이은 저자의 본격 공포소설. 지난 98년에 간행된 이 작품은 희대의 엔터테이너인 저자의 본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의문의 자살사건. 단서는 오직 하나, 자살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천사의 속삭임’을 들으며 행복하게 죽어갔다는 점이다. 천사의 속삭임은 과연 인류의 종말을 예고하는 죽음의 전주곡인가. 기시 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창해 펴냄. 각 권 8500원
◇비상=꿈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한 젊은이의 도전과 성취를 그린 성공기. 전투기 조정사를 꿈꿔온 저자는 고3이 되던 해 갑작스런 시력저하로 조종사의 꿈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죽음과도 같은 방황의 시간들을 보낸다. 그러나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는 열망했던 모든 것을 해냈다. 민간인 최초 프랑스 최신예 전투기 ‘라팔’ 평가비행부터 시드니올림픽 리포터, 토익 만점, 삼성 이건희장학재단 장학생, 마침내 하버드 케네디스쿨 합격까지...이원익 지음. 넥서스북스 펴냄.9800원
◇회의적 환경주의자=2930개의 주석, 1800여종의 참고문헌 인용을 통해 레이첼 카슨 등 환경주의자들에게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작품. 이 책은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지구환경이 악화일로라는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1962)’ 이래의 ‘상식화된 환경담론’을 정면으로 회의한다. 회의의 근거는 널리 인정된 유엔과 유엔 부속기구의 통계들이다. 환경론자들의 데이터가 임의적으로 선택, 오용됐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비외른 롬보르 지음. 홍욱희·김승욱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5만원
◇티베트 우화=‘지혜로운 삶의 이야기를 찾아서’란 부제를 단 이 책은 티베트인들 사이에서 전해져온 옛 이야기를 채록해 엮은 것으로 티베트인들의 진솔하고 지혜로운 삶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22가지 우화들은 신비화된 티베트 이미지들을 떠올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티베트에 접근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해 준다. 불교의 색채가 덜 한 소박한 이야기에서부터 티베트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반영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진현종 엮음. 청어람미디어 펴냄. 8500원
◇2막=‘당신이 찾는 인생이 2막에 있다’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인생의 2막을 올리는 방법, 즉 인생을 리모델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한 번의 실패로 끝나는 인생은 없다. 우리에겐 지금의 삶을 접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권리가 있다. 나이가 많든 경력이 적든 자신에게 주어진 그 권리를 추구할 때 제2의 인생, 바로 2막이 시작된다. ‘2막을 시작하기 전 해야할 일’과 ‘2막을 가로막는 장애물 극복하기’로 구성돼 있다. 스테판 M. 폴란·마크 레빈 지음. 조영희 옮김. 명진출판 펴냄. 8900원
◇누나야=만 명의 독자를 울린 변칠환 시인의 가족시 모음집. 저자의 첫 시집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에서 가족시 24편을 모아 새로 엮은 시선집으로, 어머니와 아버지, 고향집, 누나를 소재로 한 시들은 독자들에게 흩어지고 허물어져 가는 가족의 원형을 찾아준다. 시집을 읽다보면 감정이 고향 언덕을 올라갈 때쯤, 박항섭 화가의 ‘가족’이라는 그림을 만나게 된다. 접지 형태로 들어있는 이 그림은 시집감상을 더욱 고조시킨다. 반칠환 지음. 시와시학사 펴냄. 7500원
◇캘빈 클라인=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브랜드를 키워낸 캘빈 클라인의 성공담. 이 책은 캘빈 클라인 본인과 주변 인물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경영자이자 디자이너로서의 캘빈 클라인,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캘빈 클라인의 모습을 만나게 해준다. 캘빈 클라인의 브랜드와 디자인, 광고가 자아낸 성공신화와 논쟁과 비밀에 가려있던 그의 사생활을 보여준다. 리사 마시 지음. 박미영 옮김. 루비박스 펴냄. 1만1000원
◇행복=1930년대 주옥같은 장·단편을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월북 작가라는 이유로 잊혀질 뻔한 저자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수필집. 저자의 대표작 ‘행복’을 비롯해 어린이 잡지인 ‘어린이’ 등 당시 크고 작은 간행물에 실렸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여러 작품들 중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품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과 크기이지만 작품 활동을 시작한 1920년대 초반부터 절필하기 전까지의 흐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태준 지음. 이소북 펴냄. 4900원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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