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지분율 10% 육박
‘12.5%를 향해.’
하나로통신의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10%에 육박하면서 내달 21일 5억달러 외자유치 결정을 위한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얼마 만큼의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지될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하나로통신에 대해서 최근 9거래일 연속 유지해오던 대량 순매수 행진을 잠시 멈추고 소폭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하지만 LG그룹의 유상증자안이 임시 주총에서 부결된 지난달 5일 이후 하나로통신의 외국인 지분율은 3.5%포인트 가량 치솟았다.
이같은 매수세가 10.21 주총까지 유지될 경우, 하나로통신의 외국인 지분율은 외자유치안 부결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LG그룹의 반대표 비중을 누르고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될 전망이다.
◇외자유치안 통과를 끌어내려면=이번 외자유치안은 액면가 미만의 증자이기 때문에 지난번 LG그룹의 유상증자안과 마찬가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하는 것이다. 따라서 10월 21일 외자유치안이 통과되려면 소액주주를 제외할 때, 산술적으로는 반대표인 LG그룹의 지분 15.9%의 배인 31.8%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한 셈이다. 외자유치안 통과의 선봉에 선 SK텔레콤을 비롯해 비 LG측의 지분이 19.3%이므로 12.5%의 찬성표 지분이 더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단 외자유치안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전부를 ‘찬성표’로 본다면 외국인들이 가·부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지노선이 12.5%라는 계산이 나온다.
◇SK텔레콤에 유리하고, LG엔 불리한 형국=일단 외국인들의 지분이 늘어나는 것은 LG그룹에 커다란 부담 요인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9일 임시이사회에서 나타난 표 성향에서 어느정도 주총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신증권 이정철 연구원은 “1200억원의 기업어음(CP) 인수까지 떠맡고 나선 SK텔레콤으로서는 그 자금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게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외자유치안 주총 통과를 이뤄내야할 입장”이라며 “일단 지금까지의 경과는 지난달 29일 이사회 이후 주도권을 SK텔레콤이 잡은 듯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LG측의 배수진도 전혀 무시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 5일 주주총회에서 단 4% 차로 유상증자가 부결된 상황으로 볼 때 주주 구성의 비중만으로 꼭 찬성표가 행사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지분율 추가상승 여부는 아직 유동적=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나리오는 외자유치안이 통과돼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이 39.6%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그에 따라 하나로통신의 유동성 위기 해소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는 방향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의 분위기대로라면 외국인들의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도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미 단기 차익을 노린 ‘베팅’이 끝났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주총전 지분 모으기 효과에 따른 주가 상승이 어느정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외국인들의 추가 지분율 상승여부는 SK텔레콤과 LG그룹간의 표 대결 심리전이 격화되고 지분 늘리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고조되는가의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