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차기 감사를 뽑는 산업기술연구회의 이사회가 5일로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추천된 인사들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5년간 기관장-감사간 갈등으로 기관 이미지추락과 업무 차질 등 많은 부작용을 초래, 연구원들은 이번만큼은 낙하산이 아닌 제대로 된 능력있는 인물을 선발해야 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연구회가 ETRI 감사 후임으로 추천한 인물은 모두 3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2명은 IT와 관련이 거의 없는 정치성 짙은 인물이라고 공개적 비난을 받으면서 이미 연구원 일각으로부터 반발을 사는 빌미를 제공해 왔다. 연구원들은 정부의 10대 신성장 동력의 중심 연구기관인 ETRI에 마당에 웬 ’낙하산 인사냐’며 반발하고 있다.
나머지 인사도 후보자격에 있어서 이같은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제 3의 추천케이스로 알려진 모 인사는 ETRI의 납품업체와 관련된 인물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입방아가 그치질 않고 있다. 연구원내에서는‘과연 ETRI감사할 만한 인물이 그렇게도 없는가’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연구원들은 과거 ETRI를 명퇴하고 기관으로부터 정부예산 수 억원을 지원받아 벤처기업을 창업했으나 1년반만에 부도를 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전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감사후보라며 기를 차고 있다. 게다가 이 인사는 ETRI의 관리 용역업체 중 하나인 업체와 연관돼 있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속담에 ‘외밭에서는 신발끈을 고쳐매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않는다’고 했던가. 한 연구원은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사람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터놓고 해도 될지 안될지 모르는 판에 이처럼 내정단계에서부터 정치권 관련· 유착관련 등 이러저러한 설에 싸여있는 인사들의 추천행태가 지속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고민섞인 심경을 토로했다.
산업기술연구회의 ETRI감사 선임이 이사회를 연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재고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반영되어야 할 필요 충분한 이유다.
<국제기획부=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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