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역전화사들 FCC 제소

경쟁사에 망접속료 계속 깎아주라니…

지역전화 시장에 대한 규제 지속 등을 규정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새 전화사업 규제안에 대해 버라이존 등 지역 전화회사(일명 베이비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지역전화 업계 단체인 미국통신협회(USTA)와 버라이존은 지역 전화사들이 장거리전화 업체 등 경쟁사에 계속 할인가격으로 회선을 제공토록 한 FCC의 새 규정이 불공정하다며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발표했다.

 이들은 또 FCC가 지역전화 시장의 감독권을 상당 부분 주정부에 위임, 주정부가 통신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할 여지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주정부들은 보통 지역전화사에 지불하는 경쟁사들의 망접속료를 제한하려는 경향을 보여 왔다.

 FCC는 지역전화 시장에서는 경쟁 촉진을 위한 규제를 지속하고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통신시장 규제안을 6개월간의 검토 끝에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버라이존, SBC 등 지역전화사들은 AT&T나 월드컴 등의 장거리전화 업체들이 계속 할인가격으로 자사의 전화망에 접속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또 주정부가 지역전화 회사가 어떤 조건으로 회선을 장거리 업체들에 제공할지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경우엔 충분한 경쟁이 존재한다고 판단, 회선 공유 규정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지역전화사들의 망을 이용해 저가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

 탈규제론자인 FCC 마이클 파월 의장은 지역전화 시장의 규제도 철폐돼야 한다며 이 안에 반대했으나 결국 표대결에서 밀렸다.

 USTA의 월터 매코믹 최고경영자(CEO)는 “망 공유 규정으로 업계는 매년 1억8000만달러의 손해를 본다”며 “FCC의 이번 조치는 통신 시장에 대한 국가적 기준을 세우고 각 주에 명백한 지침을 제공해야 할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FCC의 이번 개정안에 대한 소송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역전화 회사뿐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업체들도 불만을 갖고 있으며 장거리전화 업체들도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선 상황이 더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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