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시니어](10)에스넷 김병기 팀장

 에스넷시스템(대표 박효대) 기술연구소 김병기 IPv6개발팀장(34)의 어릴적 꿈은 로봇을 개발하는 과학자였다. 당시 한창 유행했던 만화영화 ‘아톰’에 등장하는 코주부박사의 하얀가운이 너무나 멋져보였기 때문이다.

 “그때 하얀가운을 걸치고 모든 것을 척척 해결하는 코주부박사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나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개발자가 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때의 다짐이 훗날 대학에서도 전기공학과를 선택하게 했고, 지금도 개발팀에서 일하게 된 배경이 된거죠.”

 어린시절 꿈을 현실로 일궈낸 김 팀장은 현재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인 IPv6 주소변환서버를 개발하고 있다. 비록 어린시절 꿈꿨던 로봇은 아니지만 현재가 아닌 미래를 대비하는 작업이라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를게 없다.

 김 팀장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분야다보니 주위에 참고할 게 부족해 어려운 점도 많지만 미래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보람도 크다”며 미래기술 선점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성균관대에서 컴퓨터 네트워크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 팀장은 한때 대학에서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당시 강단에 선 것은 1년여에 불과했지만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김 팀장은 말한다.

 “스스로를 다듬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무엇이 부족한지도 알게 되고...무엇보다 같은 기술이라도 학문보다는 시장에 관련된 것이 저와 궁합이 맞다는 사실을 깨달은 게 수확이었죠.”

 나날이 급변하는 IT산업계에서 경쟁업체의 개발자들과 한편으로는 나 자신과 끊임없이 경쟁하는 데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김 팀장도 가끔은 개발자 생활에서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휴대폰의 배터리 잔량 표시처럼 세개였던 막대기가 두개로, 또 하나로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김 팀장은 이럴 때일수록 빨리 충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휴일에는 여행도 가고 기술서적을 읽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물론 퇴근 후에 동료들과 술 한잔도 빼놓을 수 없죠.”

 최근 이공계 기피현상과 관련, 먼저 개발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김 팀장은 “어릴 때부터 시작된 개발자의 꿈을 앞으로도 쭉 지켜 나갈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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