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초대석]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

 ‘단기 자금 3000억원+중장기 자금 5000억원=8000억원’. 윤창번 하나로통신 신임 사장이 한달 안에 해결해야만 하는 액수다. 통신판이 원래 굵직굵직해서 웬만한 규모는 우습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조단위에 가까운 8000억원을 단시일 내 해결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다.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에게 떨어진 발등에 불은 이제 주요주주인 LG그룹·삼성전자·SK텔레콤을 설득해 외자를 유치하든가 유상증자를 해내든가 하는 것이다. 신규로 자금이 유입돼야 하나로통신이 현재의 어려움을 딛고 통신 3강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윤 사장은 취임 이후 주요주주·외자 측과 활발히 만났다. 외자 측과는 6시간이 넘도록 마라톤회의를 하며 의견을 조율했다. 외자유치든 유상증자든 간에 윤 사장은 두번째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달 안에 주요주주들과 협의해 새 돌파구를 마련하겠습니다. 그동안 하나로통신도, 주요주주들도 많이 배웠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리라 믿습니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시험이긴 하지만 이것은 전초전에 불과하다. 진짜 어려운 일은 거치른 하나로통신을 KT에 대항할 만큼 건강하게 키우는 일이다.

 “지난 5일 취임식에서 제2창업을 선포했습니다. 지금까지가 생존을 위한 제1의 창업기였다면 이제는 가치창조를 위한 제2의 창업기라는 뜻입니다.”

 윤 사장은 이달까지 자금문제에 가닥을 잡고 9월에는 하나로통신의 조직·신사업 등을 개편할 계획이다. ‘변화관리TFT’를 신설하고 비전수립에 나섰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휴대인터넷 등을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윤 사장은 “본인의 어깨에 하나로통신 임직원·관계사·협력사 등 8000여 직원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하나로통신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자신있는 표정이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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