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하던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이 최근 다시 이상 급등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7·8월 학군 수요의 영향으로 비롯된 강남 집값 오름세가 송파·강동지역 등 타지역으로 번질 태세여서 그 배경과 향후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114 등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강남구 대치동·도곡동·압구정동과 서초구 잠원동·방배동 등의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최대 2억원까지 상승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이달 초 7억원을 돌파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은 현재 7억3000만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호가가 6000만∼7000만원 올랐고 개포동 경남1·2차 단지도 평형에 따라 2000만∼4500만원 올랐으며 서초구 잠원동 일대 재건축단지들의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대치동 청실아파트와 역삼동 현대 까르디에·반포동 삼호가든 등은 일부 평형이 한달새 1억원 안팎의 가격 상승세를 보였고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펜트하우스와 2차 51평형은 가격상승폭이 2억원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 같은 강남 집값 이상 급등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와 서울시가 강력한 재건축 규제강화책을 폈다고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즉 규제강화책이 시행되는 7월 이전에 각 자치구가 무더기로 사업허가를 내준 데다 서울시가 재건축 허용 연한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예비안전진단 통과까지 예외로 인정해 강화된 연한이 적용되는 단지 자체가 별로 없는 실정이라는 것.
강남의 집값 문제는 주택문제가 아닌 교육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이번에도 강남 8학군의 핵심지역인 대치동과 도곡동에서 상승세가 시작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초중고등학교 방학이 끝나는 8월 말까지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이사수요로 인해 강남 집값의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강남지역의 특이현상으로 다른 지역으로 집값상승이 확산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남지역의 수급불균형도 집값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다른지역은 신규 입주아파트가 크게 늘면서 어느정도 공급부족 현상이 해결되고 있지만 강남지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지난 수년간 재건축정책이 규제 일변도로 흐르면서 대규모 재건축단지의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수요는 늘고 공급은 부족해 집값이 뛸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와 서울시의 강력한 재건축 규제강화에도 불구하고 강남 집값이 이처럼 오름세로 돌아섬에 따라 모처럼 진정세를 보이는 아파트시장이 다시 들썩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이 최근 투기조짐이 재연되고 있는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와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 아파트 거래자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서 주목된다. 국세청은 지난 11일 부동산 가격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가격상승이 두드러진 강남일대의 재건축 추진 단지와 주상복합 아파트를 대상으로 투기 혐의자를 선별,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조사대상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 도곡주공, 서초구 반포주공, 삼호가든, 송파구 잠실주공, 가락시영, 강동구 둔촌주공, 고덕주공 등 재건축 추진 아파트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아파트, 가격상승이 두드러진 강남구 대치동의 우성, 선경, 미도아파트 등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강남 집값상승이 서울지역 전체의 집값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며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하게 된 구조적 요인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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