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뒤늦게 `햇빛`

 신용불량자 300만시대를 맞아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의 장점을 접목한 ‘체크카드(check card)’가 주목을 끌고 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폭넓은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사용한도는 통장잔액 범위 내로 제한된 카드다.

 따라서 무분별한 사용 때문에 연체 후유증을 낳고 있는 신용카드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 국내 도입 4년째인 올해 뒤늦게 소비자나 카드회사로부터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체크카드란=결제와 동시에 고객 통장에서 결제액이 빠져나간다는 점에서 직불카드와 유사하나 수적으로 제한된 가맹점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직불카드와 달리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96년부터 국내에서 발급된 직불카드의 경우 정부의 활성화책에 따라 보급수는 6500만장에 이르고 있으나 가맹점수가 28만개에 불과하고 사용시간이 제한되어 최근 들어 오히려 거래건수 및 금액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99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체크카드는 직불카드와 달리 24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200만개에 이르는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똑같이 사용할 수 있어 가맹점을 추가로 늘려야 하는 부담이 없다.

 또 직불카드와 마찬가지로 예금액 범위내에서만 결제가능하기 때문에 연체의 위험이 없어 높은 연체율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신용카드의 대체상품으로 손색이 없다.

 ◇체크카드 이용현황=99년 3월 신한은행에서 처음 발급한 이후 현재 국민은행의 프리패스카드, 외환카드의 예스머니카드 등 전업카드사 및 겸영은행이 10여개의 체크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작년말 현재 발급한 체크카드수는 약 476만장 정도이나 실제 이용카드 수는 약 28만장으로 사용률은 5.9%에 불과하다.

 그러나 도입된 지 7년이 지난 직불카드에 비해 발급수는 10분의 1에도 못미치지만 이용금액은 직불카드(760억원)에 비해 4배(3177억원) 정도 많은 수준이다. 정부에서는 카드이용금액에 대해 30%의 소득공제와 같은 세금혜택을 주며 사용을 장려하고 있어 체크카드의 이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활성화책 마련돼야=현행 법령 및 감독규정에는 체크카드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겸업카드사를 중심으로 약관에 따라 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 분실로 인한 부당이용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실정이다.

 또 카드사의 경우 할부 및 현금서비스 기능이 없어 다소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체크카드를 적극적으로 발행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구매 즉시 대금이 빠져나가는 방식을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도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체크카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외국처럼 카드소지자가 가맹점에서 물품구매와 동시에 현금이 필요한 경우 물품가격 이상으로 결제하고 차액을 현금으로 지급받는 ‘현금융통거래(cash-back transaction)’를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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