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클러스터 프로젝트` 추진 의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조영화)이 추진하는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IT 원천기술이 취약한 국내 하드웨어 사업을 다시 한번 정부 차원에서 육성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렌더링·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벤처들이 이미 포진해있고 클러스터가 OS 측면에서는 리눅스와 밀접, 정부차원의 리눅스 육성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주전산기 명맥을 잇는다=정부는 클러스터가 지난 80년대 ‘국산서버’ 개발을 목표로 했던 ‘주전산기 개발 프로젝트’의 명맥을 이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전산기 프로젝트에는 10여년간 대략 600억원 정도가 투자됐으며 97년까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2000여대가 공급돼 약 2000억원 정도의 성과를 올렸다.

 특히 이같은 단순한 수입대체효과뿐 아니라 고가의 외산시스템의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국내 IT기반 인프라확충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따라서 이제 막 출발선상에 있는 클러스트기술을 확보함으로써 IBM·HP·선과 같은 외산벤더에 절대적으로 종속돼 있는 국내 서버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보자는 의도가 내포돼있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PC클러스터’는 대량의 칩과 소형 서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최고의 안정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유닉스에서 특정 솔루션을 기반으로 구현하는 클러스터와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즉 PC클러스터 구현의 핵심 노하우와 원천기술 개발이 가능하고 이런 노하우를 가진 국내 기업들이 많이 등장할수록 ‘범용칩(인텔이나 AMD)’에 기반한 새로운 서버 패러다임을 국내 기업들이 직접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전세계 슈퍼컴퓨터의 성능 순위를 평가하는 top500오아르지에는 ‘리눅스네트웍스’라는 회사가 10위권내에 랭킹되는 슈퍼컴퓨터를 구현하며 주목받고 있다.

 KISTI 슈퍼컴퓨터센터장인 이상산 박사는 “클러스터는 기업이 직면한 고비용IT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클러스터 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할 근거는 충분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수요창출이 관건=정통부 ‘산업유발효과’를 육성 기준의 중여한 잣대로 보고 있다. 과거 국책기술개발 프로젝트의 한계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산업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 그나마 주전산기나 TDX통신교환기의 경우 ‘공공기관’이라는 일정 수요처를 확보내놓은 상태에서 추진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추진되는 정부 프로젝트는 통상압력으로 인해 적절한 수요를 보장받지 못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개발된 기술이나 제품이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적정한 비즈니스 모델이 연구단위부터 함께 고민돼야 한다는 것이다.

 KISTI는 이와 관련, 클러스터 개발의 요소기술을 CPU·메모리·디스크·I/O·네트워크 등의 하드웨어 부문과 운용체계, 유틸리티(설치, 유지보수, 시스템관리) 등의 소프트웨어 부문, 과금시스템과 같은 이용기술로 구분하되 6T나 전통산업 접목을 위한 응용분야에서 분야별 전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세우는 등 세부 계획을 구성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국가프로젝트에서 항상 시비가 되고 있는 보조금문제에 대응키 위해서는 이미 미국이나 일본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듯이 국가적으로 사용처가 분명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슈퍼컴퓨터 구현을 목적으로 클러스터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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