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인증 사업 제자리걸음

 산업자원부가 자동차부품연구원을 통해 지원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인증사업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연구원내 신뢰성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신뢰성향상사업’이 사업 4년째에 접어든 현재까지 6개 업체에 대한 4개 품목의 인증에 그치고 있다. 또 4개 품목에 대해서는 인증을 위한 제반장비 등 인프라 구축을 겨우 마친 상태다.

 이처럼 이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신뢰성 평가를 위한 각종 실험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 그러나 사업경과를 살펴보면 애써 인증을 받더라도 완성차업계가 적극적인 채택의지를 보이지 않는 구조적 결함이 존재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부품업체가 국가인증을 받더라도 ‘필드테스트’가 없는 상황에서 구매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더라도 다년간의 실증테스트를 거친 외국 부품이 나중에 일어날지도 모를 잔고장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증을 획득한 6개 업체 가운데 실제 납품이 증가한 업체는 2곳에 불과하다. ‘가솔린 기관용 오일필터’에 관한 인증을 획득한 동우의 경우 매출이 지난 2001년 212억원에서 지난해 276억6000만원으로 늘어났지만 반드시 매출증대가 인증 때문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그나마 동양기전이 ‘와이퍼모터’ 인증을 통해 GM과 3년간 4개 차종 장기공급계약(9450만달러, 약 1110억원)을 체결한 것이 얻어낸 성과로 꼽히고 있다.

 인증업체들은 “인증을 얻고 확실히 크레임이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당장 완성차 납품률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고 있다”며 “완성차업계가 국내 인증을 못미더워하는 분위기가 사실상 존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완성차들이 부품업체들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국내 완성차업계가 부품의 국산화비율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해외 대형 자동차부품업계의 조립기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품연구원 신뢰성센터 관계자는 “인증품목 및 업체선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인증을 위한 장비구축 등 제반여건을 마련하는 데만 2, 3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종합연구성·진동실험실 등이 최근 신축된 만큼 향후 사업성과의 관건은 완성차업계가 인증부품을 적극적으로 채택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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