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내년에 생산될 신차종에 ‘운전석 모듈방식’을 전격적으로 도입한다.
두 업체의 모듈화 채택에 따라 지난 2000년 현대자동차가 업계 최초로 적용한 운전석 모듈방식이 향후 업계 조립방식의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내년에 출시될 ‘SM’ 시리즈 후속모델에 운전석 모듈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의 운전석 모듈은 미국 비스티온의 자회사인 비스티온인테리어스코리아가 담당하며 ‘크래시패드(뼈대부문)’가 적용된다.
쌍용차 역시 개발명 ‘A-100(MPV, 다목적 차량)’ 모델에 운전석 모듈의 일종인 ‘IP모듈’을 탑재할 예정이다.
2000년 이후 세계 완성차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모듈방식은 크게 운전석 모듈·섀시 모듈·프런트엔드 모듈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운전석 모듈은 운전석을 구성하는 주요 구성품(오디오·스티어링휠·인스트루먼트패널 등)을 단일공법으로 조립해 완성차에 통째로 집어넣는 것으로 생산성 향상에 획기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현대모비스와 덕양산업의 운전석 모듈을 탑재하고 있는데 단일부품 탑재시와 비교할 때 생산성이 27%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차량의 개발시기도 단품 적용시 20개월 걸리던 것이 12개월로 단축됐다.
2000년부터 에쿠스에 운전석 모듈을 납품하고 있는 덕양산업은 “운전석 모듈을 차량에 탑재할 경우 단품을 조립할 때보다 부품이 6개 정도 감소한다”며 “세계적으로도 모듈화에 뒤진 일본을 제외하고 북미·유럽 등지의 완성차업체들이 모듈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르노삼성차와 쌍용차의 이번 방침으로 현대모비스·덕양산업이 양분하던 국내 운전석 모듈시장에 판도 변화가 점쳐진다. 양사에 운전석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가 비스티온의 자회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모듈 공급시장에서 3사간 격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덕양산업의 경우 현대모비스의 운전석 모듈시장 진출로 현대·기아차 공급물량이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향후 현대·기아차의 경우 자회사인 현대모비스의 납품비율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나머지 시장을 두고 덕양산업과 비스티온의 경쟁이 점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현대모비스가 기아차 오피러스에 장착한 운전석 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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