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업체들 제품개발 본격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교통정보서비스 구성도‘삐삐’라는 별칭으로 사랑받던 무선호출기는 지난 97년 사용자가 1500만명에 달했으나 이동전화에 밀려 현재는 총가입자가 14만명으로 줄어들 만큼 고사직전이다. 하지만 무선페이저망은 전 국토의 90%를 커버하는 높은 수신율과 저렴한 통신요금, 유닛(삐삐)별로 특화된 메시지 전송과 과금관리가 용이해 아직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물간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무선호출기망이 최근 텔레매틱스의 새로운 인프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실시간 교통정보를 차량 운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CDMA망은 통신요금이 비싸고 FM부가방송은 수신감도가 낮은데다 유닛별 과금관리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유일의 무선호출 전국사업자인 리얼텔레콤(대표 백원장)은 012무선페이저망의 단방향 전송기능을 활용한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리얼트래픽’을 오는 9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대우정밀과 카나스, 인텔링스, 자티전자 등 단말기업계도 무선페이저망과 연동하는 차량용 정보단말기를 하반기 전략상품으로 결정하고 제품개발에 나섰다.
대우정밀은 페이저모듈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신, 최적의 운전경로를 찾아주는 신형 카내비게이션(DCN-2000)을 오는 9월경 선보인다. 이 회사는 자체 테스트결과 무선호출기반의 신형 CNS가 수신율이 뛰어나고 원가 상승요인도 낮아 관련시장에서 선두 현대오토넷을 따라잡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교통정보단말기업체 인텔링스는 과속카메라 위치경고뿐만 아니라 전방도로의 교통정체 여부까지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페이저기반의 신형 교통정보단말기를 다음달 선보인다. 이 회사는 또 GPS신호와 무선호출기능을 결합해 단말기 문자창에 자동차와 인접한 상권의 스폿광고를 띄워주는 신종 광고서비스도 함께 시작할 방침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내년초 출시할 신형 PDA모델의 차량용 버전에 페이저 수신기능을 지원하고 오토모비텍과 카나스, 자티전자도 무선호출망과 연동하는 보급형 CNS제품을 9월 이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리얼텔레콤의 백원장 사장은 “무선호출서비스는 초당 6400bps 속도로 전국 운전자에게 개별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고 손톱만한 내장형 페이저모듈로 충분한 수신감도가 나오는 등 장점이 많다”면서 “향후 무선호출기는 차량마다 장착되고 침체에 빠진 텔레매틱스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핵심 인프라로 등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