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홍천 수타계곡

 홍천은 수량이 풍부한 홍천강을 비롯해 크고 작은 계곡이 여러 곳 있어 여름철이면 시민들이 피서지로 즐겨 찾는다. 그 중 수타계곡은 홍천강 상류의 많은 계곡 중에서도 숲이 울창하고 수량이 많아 피서인파가 특히 많은 곳 중 하나다. 계곡과 함께 수타사라는 고찰이 자리잡고 있어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은 편이다.

 수타계곡이 위치한 공작산은 산세가 마치 공작이 알을 품고 있는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풍치가 아름답고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장관을 이루는 명산 중 하나다. 봄에는 철쭉과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하얀 설경이 아름다워 사철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 공작산에서부터 내려오는 덕치천의 상류가 수타계곡이다. 수타사에서 동면 노천리까지 약 12㎞ 구간에 넓은 암반과 큼직큼직한 소들이 비경을 이루며 휴식처를 제공한다. 계곡 양쪽으로는 기암절벽과 빽빽이 우거진 숲이 또 한몫을 한다.

 수타사 주차장에서 수타사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우측으로 울창한 송림 사이에 부도들이 모셔져 있고 좌측으로는 덕치천을 따라 내려온 물을 막아둔 작은 저수지가 있는데 물이 많은 요즘은 그 물빛이 곱고 푸르다.

 저수지를 지나자 아름다운 나무들이 좌우로 우뚝 솟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나무그늘 아래에는 자리를 펴고 누워 낮잠을 자는 사람, 괜히 같은 길을 반복해 오가며 산책하는 이도 있다.

 특히 이곳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가 아닌 황토 흙길이어서 더욱 정감이 간다. 굴곡도 있고 바람이 불면 먼지가 피어올라 코끝을 맵게 만들기도 하지만 자연을 찾아왔다는 마음에 그 먼지도 마음껏 마셔본다.

 본격적인 계곡에 들어서지도 않았지만 하늘을 가릴 듯이 우거진 숲은 싱그러운 여름의 활력을 전해주고 또 옷소매를 타고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걸음을 더욱 더디게 한다.

 

 #더위 식히는 깊은 계곡

 용이 나왔다는 용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계곡이 시작된다. 물이 고여 소를 이루는 곳이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발을 담그고 그늘이면 낮잠을 청하는 이도 있다. 물이 지나간 계곡 바닥에는 잘 닦여진 조약돌이며 모래톱이 형성돼 있어 모처럼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뛰어 놀 수도 있다.

 용담은 특히 수량이 풍부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주변의 숲과 널찍한 암반이 잘 조화를 이뤄 여름 계곡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수타계곡에는 용담을 비롯해 말굽이소·용소·공작폭포·선바위 등 나름의 이름을 지닌 바위와 소들이 즐비하다.

 계곡 우측에 자리잡은 수타사는 영서지방의 사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공작산을 배경으로 신라 성덕왕 7년 708년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다.

 처음에는 일월사라 했다가 조선조 선조 1569년에 옮겨 짓고 옆에 큰 냇물이 흘렀다 하여 수타사로 했다. 또 한편으로는 해마다 절 뒤의 연못에 승려가 빠져 죽자 음은 같고 뜻이 다른 수타사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다른 부속 건물은 소실되고 다시 중수하고 해서 그 건축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웅전과 봉황루, 사천왕문 등은 1600년대의 것으로 300년이 넘게 보존된 문화재다.

 현대화의 물결이 사찰에까지 스며들어 요즘 사찰의 시설이 거의 현대적인 것에 비하면 고색이 짙은 건물은 오히려 더욱 정감이 간다. 특히 사찰에서 말하는 해우소, 바로 화장실이 예전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또 경내에는 1364년에 만든 종과 부도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보물, 삼층석탑, 홍우당부도 등의 지정문화재 등이 보존돼 있다. 특히 문을 손질하다가 한 사천왕상의 복부에서 발견된 월인석보 진본은 귀한 문화재로 그 영인본이 보관돼 있다.

 글·사진 여행작가 전기환 travy@travelchannel.com

 

 △찾아가는길-서울에서 6번 국도를 이용해 양평까지 간 다음, 양평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홍천방향으로 달린다. 홍천읍 진리 사거리에서 우회전하고 속초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곧장 달리면 수타사다.

 △피서지-홍천강 유역의 유원지들이 피서지로 인기다. 이들 유원지는 모두 드넓은 백사장과 야영장,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 또는 학생들의 단체 피서에 적합하다. 그 중 밤벌유원지는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 있는데 강과 밤나무숲이 어우러져 있고 강폭이 넓어 낚시와 수영을 할 수 있다. 또 모곡유원지는 홍천강 줄기를 따라 약 10㎞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단체 피서객에게 안성맞춤. 수영을 할 수도 있고 야영을 할 수 있는 소나무숲이 좋다. 이밖에도 소매곡리 강변 유원지, 무궁화공원, 팔봉산 유원지 등이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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