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휴가철 나기 천태만상

 

 제조업 CEO들의 휴가철 나기가 천태만상이다.

 휴가만은 가정을 사수하겠다는 지극히 가족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휴가까지 반납하며 일에 몰두하겠다는 일 중독자(워크홀릭)도 있다. 더러는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떠나겠다는 CEO도 있다.

 업종별·아이템별로 경기가 다른 탓에 휴가철 풍속도도 서로 딴판이다. 요즘처럼 불경기엔 바빠서 휴가를 반납한다는 푸념이 부럽기까지하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평소 가정에 소홀했던 상당수 CEO들은 휴가만큼은 가족에 할애한다는 각오다. SKC 최동일 사장은 올해 그룹사의 외환이 많았던 만큼 가족과 조용히 휴식을 취하겠다는 생각이다. LG마이크론 조영환 사장과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도 가족과 피서여행을 즐기며 하반기 사업을 구상할 작정이다.

 불황에 허덕이는 반도체 장비업체 CEO 대부분도 특별한 계획없이 가족과 함께 조촐하게 휴가철을 날 계획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앞뒤 안가리고 떠나겠다는 CEO도 있다. 휴가만은 자유를 만끽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CEO가 휴가를 즐겁게 보내야 직원들도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LG실트론 정두호 사장은 그동안 출장과 달리 해외여행을 계획중이다. 그것도 조깅, 하이킹 등 정말 부담없는 운동과 함께 한다는 구상이다.

 ◇휴가가 웬말이냐=일 때문에 휴가를 반납하는 불운한 CEO도 적지 않다. LCD 장비업체 CEO들은 LG필립스LCD의 6세대 라인 장비 발주시기가 휴가철인 7월말에서 8월에 이뤄짐에 따라 아예 휴가를 포기하고 있다. 태화일렉트론 신원호 사장은 휴가를 반납하기로 결정했으며 에스티아이 노승민 사장은 세미콘웨스트 출장을 휴가로 대신하기로 했다. 또한 케이씨텍 고석태 사장, AKT코리아 이한수 사장 등도 휴가를 연기하거나 주말을 포함해 짧게 갔다오는 방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일부 기판 장비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도금 장비업체 티케이씨 박용순 사장은 기판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직 연속 타입의 동도금 장비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오티에스테크놀로지 안민혁 사장은 신제품 라미네이터의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휴가를 반납하거나 연기키로 했다. 세호로보트산업 김세영 사장은 최근 기판업체들이 자금부족으로 드릴머신 수주계약을 잇따라 취소하면서 휴가보다는 회사경영에 노심초사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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