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경 삼테크 사장(57)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유통의 산 증인으로 불린다. 이 사장 역시 누구보다도 ‘IT’와 ‘유통’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삼성물산 정보시스템 시절까지 합치면 20년 가까운 세월을 IT유통 한 우물만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 5000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훌쩍 커버린 삼테크를 바라보는 이 사장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누구도 삼테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IT하면 기술이고 제조업이 우대받던 시절이었습니다. 유통은 생소할 뿐더러 그 필요성도 인정받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다행히 컴퓨터 붐과 맞물려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면서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삼테크가 제 궤도에 올라설 무렵 그는 다시 위기를 맞게 된다. 95년 주요 사업이 대기업이 할 분야가 아니라며 삼테크를 종업원 지주회사로 분리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 사장은 자본금 마련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지만 ‘홀로선다’는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 다행히 홀로서기 이후 새로 뛰어든 소프트웨어 유통 사업이 탄탄대로를 달려 독립 3년 만에 매출액이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97년 말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삼테크는 위기였습니다. 다행히 휴대폰 바람이 불면서 이동통신 반도체 유통사업이 효자노릇을 했습니다. 이어 코스닥에 올리면서 삼테크의 위상을 한단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삼테크는 2000년 이후 매출과 순이익 면에서 연평균 4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알짜배기 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찬경 사장은 “IT기술이 점차 성숙단계에 이르면서 마케팅과 유통의 비중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유통분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것이 제일 아쉽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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