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취업가이드

 승부를 걸 만한 내 일을 찾았는가. 인크루트 부설 경력개발연구소 서미영 이사



직업병의 하나인지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도 직업과 조직내 개인의 성장과정을 좇아가게 된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주말드라마가 하나 있다. 작고한 영화감독인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한 여주인공의 인생역정을, 뻔한 스토리 같지만 영화사라는 공간과 영화제작자라고 하는 색다른 삶을 만들어 보여주는 재미가 있다. 특별한 배경이 없던 주인공은 영화관 청소부터 시작해서 같은 계열의 영화사 기획실 정식직원으로 발탁된다. 물론 영화사 외동아들의 관심을 받는 연애 설정이 있지만, 갈등 캐릭터인 친구이자 유학파 상사를, 현장에서 배운 지혜와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해 나가는 시나리오는 요즈음 우리 직장인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본다.

첫째, 승부를 걸 만한 내 일을 찾았는가.

 사회초년생뿐만 아니라 직장인까지도 상담과정에서 느끼는 공통적 어려움이 ‘내 일’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개는 이렇다. “제가 학교와 어학, 직장이 이렇고 저렇고…. 그래서 어떻게 해요?” 이런 내담자들에게는 필자가 아무리 한국 직장인들의 로드맵에 대해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조언이 없다. 경력개발의 시작과 중심에는 일(직업)이 있지 특정회사가 아니며, 시장에도 경기가 있듯이 개인의 연봉과 직위도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적어도 “나는 영화제작자가 되고 싶은데 현재 이렇습니다…”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으면 한다. 열정을 가지고 승부할 수 있는 내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어야 하며 어디까지 가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둘째, 내 일에 대한 열정이 살아있다면 조건보다는 일을 쫓아라.

 돈과 명예는 따라갈 때는 붙지 않는다고 한다. 직장인들에게도 일이 목적일 때 돈과 사회적 지위가 따라온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일의 연속성과 업무능력의 향상 기회보다는 회사의 브랜드, 급여, 업무환경, 조직을 보고 직장을 선택하고 있다. 조건을 맞추느라 30대 중반이면 갈 데가 없다. 드라마속 주인공이 주변의 시선과 보수를 극복하고 영화관 청소부터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일에 대한 열정과 비전 때문이다. 드라마속 이야기가 아니다. 채용시장에서는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 혹은 재미로 시작한 일이 평생직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나의 정년을 보장하는 것은 ‘내 일’이지 직장과 조건이 아니다. 따라오는 것을 기대하지 말고 일단은 해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셋째, 내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면 승부를 걸어야 한다.

 경력개발을 한다고 직장의 업무와 조직관계를 소홀히 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어학, 자격증, 학위를 찾아 직장 밖에서는 주말이 없다. 더 나은 직장과 더 많은 보수를 위해서 말이다. 이들에게 조직내 보직, 승진, 연수 등의 기회는 왜소해 보인다. 상사, 거래처를 통해서 배우는 관계, 업무처리 능력도 간과한다. 안에서는 일 못한다고 지적을 받으면서 조직 밖 관계에만 신경쓰는 경우도 있다. 이직의 기회를 위한 네트워크 강화 차원이라고 한다. 사람이 운을 따라잡을 수 없겠지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억지로 만들려고 할 때보다 준비하고 기다릴 때 쉽게 만들어진다. 현재의 직장에서 승부를 걸고 인정받았을 때 더 큰 기회는 찾아온다. 예를 들어서 내부 상급자 혹은 헤드헌터 같은 사람들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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