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발사업자 `부익부 빈익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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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선 통신시장에서 선후발 사업자들간 쏠림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양상은 올 들어 시장포화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으며 심지어 구조조정에 휩싸인 후발사업자끼리 서로 물고 물리는 출혈경쟁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통신시장 가입자 실적을 집계 분석한 결과, 각각 유무선 통신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이 후발사업군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렸다.

 특히 이같은 현상과 더불어 시장 전반적인 정체가 두드러지면서 오히려 후발사업자들끼리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이전투구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유선부문의 초고속인터넷(무선LAN 포함) 가입자수는 지난해말에 비해 60여만명이 증가한 1046만여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KT는 47만여명을 늘린 539만여 가입자에 달해 전체 가입자 증가분의 무려 78%를 차지했다. 반면 하나로통신은 겨우 10만여명을 늘리는 데 그쳤으며, 두루넷·온세통신 등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들은 지난해말보다 가입자가 줄어들었다.

 특히 올 들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본격 진입한 데이콤이 상반기말 현재 16만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후발사업자인 두루넷·온세통신·드림라인 등을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적 사업자는 시장지위를 한층 강화한 반면, 후발사업자끼리 출혈경쟁을 자초한 셈이다.

 이동전화 시장에서도 쏠림현상은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지난 상반기동안 63만여명을 추가 유치해 6월말 현재 1785만여명의 가입자를 기록했다.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15만여명과 3만여명에 그쳐 지난 상반기말 현재 1048만여명과 482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전체 순증가입자 80여만명 가운데 77% 이상을 SK텔레콤이 독식한 셈이다. 결국 시장 전반적으로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유선과 무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만이 절대적인 시장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 또한 SK텔레콤과 KTF·LG텔레콤의 격차는 최고 1만3000원선까지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과 함께 유선시장에서 인터넷전화(VoIP) 가입자의 급증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VoIP 가입자수는 지난해말 1만명에도 못 미치던 규모에서 지난 상반기말 2만6000명에 육박했다. 후발사업자들은 VoIP를 케이블방송·초고속인터넷 등과 결합상품으로 보급,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눈에 띄는 보급률로 올라설 경우 조만간 KT 등 지배적 사업자들의 시장진입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신 위주의 서비스가 미래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로 진화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전화 데이터서비스인 cdma1x EVDO 가입자는 지난 상반기말 현재 SK텔레콤이 143만여명, KTF가 22만여명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말 전체적으로 17만여명에 불과했던 가입자 규모가 불과 6개월새 10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정통부 김동수 정보통신진흥국장은 “그동안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해왔던 통신시장이 최근 급격히 정체되는 모습”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장경쟁도 예전과 다른 모습을 띠게 되며 새로운 유효경쟁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