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비트와 함께한 여섯번의 여름 잭 베클런드 지음 홍은택 옮김 삼진기획 펴냄
자연으로 둘러싸인 고향 미네소타주로 돌아온 베클런드 부부에게 어느날 새끼곰 한 마리가 방문한다. 잭은 공포에 사로잡히지만 그의 아내 패티는 신이나서 새끼곰에게 해바라기씨를 내어주고 ‘리틀 비트’라는 이름까지 지어준다. 이 순간부터 야생 곰과 인간의 특별한 우정이 시작된다. 그후 여섯 번의 여름동안 리틀 비트는 어김없이 이 부부를 찾아와 우정을 선사한다. 베클런드 부부는 야생 곰을 길들이려 하지 않고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신뢰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여섯 번의 여름동안 야생 곰과 한 부부의 특별한 우정을 다룬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다. 곰들이 동면에 들어간 겨울마다 베클런드 부부는 리틀 비트를 비롯한 야생 곰들의 이야기를 신문에 연재해 큰 호응을 얻는다. 어떤 이들은 베클런드 부부가 야생동물의 삶을 해친다며 우려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부부와 리틀 비트의 우정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본다. 이러한 사람들의 관심에 힘입어 신문에 연재됐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이 책은 베클런드 부부가 여섯 번의 여름동안 곰들의 성장과정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리틀 비트와의 우정을 꽃피우는 과정을 담고 있다. 특히 리틀 비트가 패티의 손을 잡아주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다. 어느날 리틀 비트가 패티의 손에 코를 들이밀었다. 이것은 패티가 아몬드를 손에 쥔 채로 먹여주길 바란다는 신호다. 하지만 저혈압으로 인해 패티의 손이 떨려왔다. 리틀 비트는 덜덜 떨리는 패티의 손을 보고 자신의 거대한 발을 들어 그녀의 손등을 받쳤다. 그리고 패티의 손을 꼭 잡고 아몬드를 먹었다. 잭과 패티는 이 모습에 목이 잠겼다. 야생 곰이 인간의 손을 얌전히 잡고 아몬드를 먹는 놀라운 이야기는 책 속에 담긴 사진이 없었다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베클런드 부부에게 있어 리틀 비트는 매우 특별한 존재였다. 베클런드 부부는 여섯 번의 여름을 보내면서 리틀 비트가 자라 자신의 새끼를 데리고 오는 것을 보았다. 이 기간동안 여러 다른 곰들이 이들 부부와 관계를 맺었지만 어떤 곰도 리틀 비트만큼 특별하지는 않았다. 베클런드 부부는 곰들을 애완동물로 여기거나 길들이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들을 바라보며 우정과 신뢰를 키웠다. 하지만 일곱 번째 여름을 맞이할 때 리틀 비트가 돌아오지 않음으로써 곰과의 인연은 끝을 맺는다. 그 후로도 곰들이 찾아왔지만 리틀 비트가 그들의 마음을 뒤흔든 것처럼 크게 자리하지 못했다. 이 책 속에는 리틀 비트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되 야생동물로서의 삶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베클런드 부부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책 속에 포함된 48장의 사진은 베클런드 부부와 곰들의 특별한 관계를 잘 보여준다. 야생 곰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베클런드 부부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224쪽. 8500원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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