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마켓뷰]고객관계관리 SW 시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CRM시장 규모 현황

 ‘고객은 왕이다.’ 기업경영에서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 성공요소다. 이는 동네 구멍가게는 물론 전 지구촌을 활동무대로 하는 다국적 기업도 마찬가지다. 고객관리는 호황기보다 불황기에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고객을 모르는 상황에서 매출액 감소를 방지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그들이 원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경쟁 회사보다 한발 앞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고객관리용 소프트웨어(SW)로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품들을 특별히 고객관계관리(CRM) SW라고 부른다. 최근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전세계 CRM 시장동향 및 성공조건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시장동향

 세계 CRM 소프트웨어 시장은 99년 51.9%, 2000년 84.2%의 초고속 성장을 달성했다. 그러나 2001년에는 4.1%로 둔화됐으며 지난해에는 62억달러의 시장규모를 이루며 전년 대비 약 10.8%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경제 불황이 가속화되자 많은 기업들이 IT예산을 대폭 감소하거나 계획했던 IT프로젝트를 지연시키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세계 CRM SW 시장도 당초 기대와는 다르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마케팅 및 영업지원용 프로그램 시장을 살펴보면 지난 99년과 2000년 각각 전년 대비 129.4%와 104.3%의 초고속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규모가 매년 약 두 배씩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2001년에는 한자릿수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둔화됐고, 지난해에는 마케팅과 영업지원용 SW시장도 각각 전년 대비 4.2%, 7.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던 서비스 활동을 지원하는 SW시장 역시 지난해 11.6%로 부진했다.

 영업지원용 SW시장이 부진한 원인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영업사원들의 실적을 평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을 계속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은 비효율적이고 자동화되지 않은 업무환경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실적을 평가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들 사이에서는 영업지원용 프로그램을 이용, 영업사원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상당히 힘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함께 줄어든 기업 예산은 IT투자의 우선순위도 크게 바꿔놓았다.

 그 직격탄을 맞은 것이 바로 CRM 분야다. 특히 서비스 지원용 SW는 기업들의 대고객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역시 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경영환경 악화의 그늘을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신규고객 창출이 어려운 시점에서 기업들의 투자도 마케팅 및 신규고객 창출을 위한 관련 애플리케이션 투자를 늘리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에 반해 많은 기업의 마케팅 부서들은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SW를 활용해 수개월 동안의 마케팅 사이클 내에서 복잡한 캠페인들을 정의하고 마케팅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시킴으로써 마케팅 캠페인 실행에 대한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가시적 성과는 당연히 마케팅용 SW시장의 성장에 큰 공헌을 했다.

 마케팅 SW시장 성장에는 고객분석 CRM 시장 성장이 많은 기여를 했다. 실제로 고객분석 CRM 애플리케이션은 지난 2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해 왔으며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7%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전세계 기업들이 e마케팅 및 e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온라인에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경향이 활발해짐에 따라 분석 CRM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고객관리와 온라인 서비스를 결합시킨 교차판매(크로스셀링)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활동을 최적화하기 위한 분석 CRM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게 됐으며 이는 시장의 수요 증가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마케팅과 영업, 서비스 등 CRM 시장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에는 시장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경제가 호전되고 기업들의 신규고객 창출이 활발해지면 CRM 시장도 본격적인 회복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동향

 장기화된 경제 침체로 인해 최근 많은 CRM 벤더들이 제품 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북미지역 58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IDC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약 50%가 CRM 애플리케이션 도입 지연 원인으로 불투명한 경기 전망으로 인한 IT예산 삭감이라고 답해 경기 침체와 IT예산 삭감이 CRM 시장의 성장 부진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1 참조

 하지만 CRM 소프트웨어가 기업고객들의 IT 소프트웨어 구매 대상 가운데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요즘같은 경제 불황에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빠르게 이해하고 예상하며 대처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하며, 모든 산업부문에서 잠재고객을 겨냥하고 기존고객을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들의 CRM에 대한 관심은 향후 CRM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주요 성장요인 중 하나다.

 또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기 쉽고 기능적으로 우수한 CRM 도입을 원하고 있으며 CRM 제품 벤더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요구를 좀더 깊이 이해하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CRM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IDC가 실시한 조사에서 CRM 벤더가 기업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요소들에 관한 질문에 대해 57%의 기업들이 ‘사용하기 쉬운 CRM 제품’을 꼽았으며, 53%가 ‘안정된 CRM 제품’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CRM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 제품의 기능과 안정성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CRM 벤더들이 기업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를 중요한 요소(43%)로 지적했다.

 고객 규모별로는 직원수 5000명 이상인 대기업들의 59%가 현재 CRM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거나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원수 1000명 미만인 기업들의 CRM 도입률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향후 중소·중견기업 시장에서의 성장이 CRM 벤더들의 시장 확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시장전망

 지난해 CRM 소프트웨어 시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든 한해였지만 IDC는 CRM 시장이 향후 두자릿수 성장률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몇 년간 폭발적인 CRM 시장을 견인했던 성장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CRM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통한 기업 내부 모든 부서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자동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업들은 이러한 자동화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다.

 더불어 대규모 기업에 집중되었던 시장규모가 점차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되고, 산업별로도 몇몇 주요 업종에 집중됐던 CRM 도입이 여러 부문으로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세계 CRM SW시장은 약 63억달러 규모로 작년 대비 1.2%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는 2005년을 기점으로 두자릿수 성장을 회복하고, 2007년까지 96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CAGR) 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미국 등 북미지역 비중이 지난해 65.3%, 2007년 65.2%를 차지하면서 CRM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고, 서유럽은 2007년까지 시장의 24.3%를 점유하며 지난해 25.9%에 비해 약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CRM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200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3.6%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또 일본시장이 한자릿수의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반면 중국은 연평균 약 5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2 참조

 지난해 세계 CRM 시장은 어려웠던 2001년에 비해 더욱 힘든 한해였다. IDC가 CRM 시장부문의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전세계 CRM 시장규모가 감소했다.

 올해 세계 CRM 시장은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2005년까지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CRM 업체들을 위한 제언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시장의 성숙기에 나타나는 시장통합 현상이 CRM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CRM 벤더들은 경제 불황으로 인한 기업들의 IT예산 축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객들은 시장통합으로 인한 제품의 단종을 우려해 규모가 작은 업체들의 제품의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

 △CRM 벤더들은 고객기업의 요구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고객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고객 비즈니스의 요구를 자사의 CRM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적극 수용해야 한다.

 △모듈화 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CRM 제품을 개발·판매해야 한다. 이는 경제 불황으로 인한 제한된 IT예산을 가지고 있는 많은 기업고객들에 CRM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경기회복 후 IT예산이 다시 증가될 때 추가적으로 제품을 지속 판매할 수 있게 한다.

 △CRM 벤더들은 기업 대 기업간, 혹은 기업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대규모 기업 애플리케이션 통합이라는 시장 흐름에 대비하기 위해 웹서비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김수용 <한국IDC 소프트웨어 리서치그룹 연구원 jkim@idckorea.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