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규모의 정보기술(IT) 종합 이벤트인 제17회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SEK2003)가 29일 막을 내렸다.
올해는 세계 15개국 250개 업체가 1만여개 첨단 제품과 기술을 소개한 가운데 20만여명의 관람객이 성황을 이뤘다. 특히 SEK2003에 참가한 250개 업체의 50%가 처음으로 행사에 참가,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IT기업들의 ‘벤처드림’이 식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SEK2003에서 관심사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결합현상이 뚜렷했다. 주로 개인과 개인간의 정보교류 영역에 머물렀던 인터넷이 모바일기기에 이식되면서 B2B, B2C 등의 형태로 경제활동의 새로운 수단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무엇보다 회사 내부의 업무프로세스를 관리하던 정보시스템이 모바일기기에 연계돼 기업활동의 범주를 넓혀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기업정보화의 근간인 전사적자원관리(ERP)가 지식관리시스템(KMS),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그룹웨어 등의 애플리케이션과 결합돼 기업지식포털(EKP) 및 기업포털(EP) 구현의 첨병으로 부상했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ERP특별관을 통해 실체를 드러냈다. ERP특별관에는 한국하이네트, 소프트파워, 더존다스, KAT시스템, 영림원소프트랩, 지앤텍 등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산하 ERP협의회의 21개 회원사가 참가해 기능확장형 ERP를 출품해 웹과 모바일을 활용한 전사자원(데이터)관리체계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제17회 윈도우월드전시회(WWE2003)에서도 웹 기반 기업용 정보시스템의 구현이 화두였다. WWE2003은 개인용 컴퓨팅 영역에서 가장 대중화된 운용체계(OS)인 ‘윈도’를 기업영역으로 확장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이 잘 나타났다. 특히 이지시스템, 가온아이, 닷넷소프트, 브리지텍, 틸론, 에코벨소프트 등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용 컴퓨팅 시장공략 요체인 닷넷(.NET) 플랫폼을 채택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대거 선보여 주목됐다.
일선 기업의 정보화 실무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SEK2003을 통해 21세기 디지털 경제·문화혁명의 현주소인 ‘IT 융합(컨버전스)의 물결’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64화음 사운드와 고화질 동영상 전송기능을 갖추고 손바닥 안의 TV·오디오·카메라로 둔갑한 휴대폰(삼성전자), TV는 물론이고 오디오비디오(AV)신호를 모두 수신하는 컴퓨터용 액정화면표시장치(LG전자), 한 대의 PC로 게임·음악·영화를 총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컴퓨터시스템(애플컴퓨터)이 소개됐다. 또한 TV와 연결해 3차원 게임을 즐기고 셋톱박스·오디오·PC를 하나로 묶은 미디어센터(한국마이크로소프트), MP3와 휴대형 저장장치를 연계한 복합단말기(정소프트)도 가전·영상·정보 융합의 대표주자로서 일반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았다.
장기화되는 IT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어느 해보다 알찬 ‘미래의 IT 맵(Map)’을 펼쳐보인 SEK2003이 1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있을 것인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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