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멀티 통신서비스

◆김우식 KT 기술본부장 kws@kt.co.kr

 한국은 이제 전체 가구수의 73%인 1100만가구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국가로 발돋움했다. KT가 최근 광고카피로 사용하고 있는 ‘정보통신으로 하나되는 나라’는 산간오지나 도서지역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향유할 수 있게 된 우리 생활상을 잘 보여준다.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국가로 자평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듯 오늘날 직장인들은 사무실로 출근하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인터넷부터 접속하고 전자우편을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아가 앞으로는 실시간 동영상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의 고속·대용량의 정보통신망과 이에 접속할 수 있는 각종 정보통신기기나 소프트웨어(SW)·데이터베이스(DB)가 갖춰지는 진정한 의미의 초고속정보통신 환경이 목전에 와있다.

실시간 동영상 전송이 가능한 통신서비스는 종전 음성전화와 연계해 다채로운 서비스 형태로 진화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여러명이 동시접속할 수 있는 다자간 멀티미디어전화나 통화연결음 서비스는 기본이고, 지정 가입자로 제한된 맞춤형 멀티미디어 링백서비스나 여러 형태의 단말기에 멀티미디어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각종 메시지를 단일 사용자 환경에 송수신해주는 통합메시징서비스(UMS) 등이 대표적인 첨단서비스들이다.

다자간 멀티미디어전화 서비스는 초고속정보통신망에서 차세대 인터넷 기술을 적용, 여러 사람이 음성·텍스트·영상 등을 묶어서 이용할 수 있는 정액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2200만 전화 가입자를 대상으로 기존 음성전화 사용자 외에도 적지 않은 잠재수요를 지닐 것으로 판단된다. 다양한 유무선통신 환경에서 음성전화 가입자와도 연결이 가능한 덕분이다. 멀티미디어전화 서비스는 이같은 개인형 서비스와 더불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개인과 기업을 연결하는 정보유통형 서비스로도 진화할 전망이다.

이처럼 새롭게 등장할 멀티미디어 통신서비스들은 미래 정보화 전략인 ‘유비쿼터스’와도 궤를 같이한다. 유비쿼터스 환경의 근간인 차세대 통합네트워크(NGcN)는 기본적으로 음성·데이터·유무선·통신·방송 등 복합적인 서비스를 수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서비스가 현실화하기까지는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가입자 가정까지 100Mbps급의 전송속도는 보장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가입자망 광대역화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돼야 한다. 또한 통신사업자들은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이밖에 차세대인터넷(IPv6) 기술, 광대역 스트리밍 기술, 고품질 영상압축 및 전송기술, 영상단말 기술 등 분야별 각종 신기술 개발도 필히 전제돼야 할 기반이다. 이같은 노력들이 어우러질 때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의 또 한차례 도약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풍요로운 정보화 혜택을 얻을 것이다.

 필자는 멀티미디어 통신서비스가 침체된 국내 통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전체 시장규모도 확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통신시장의 양적확대는 그동안 고질적인 병폐였던 통신사업자들간의 과당경쟁을 해소하고 사업자들의 매출증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규투자를 촉발함으로써 산업의 근간인 통신장비 업계에도 새로운 물꼬를 터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시장활성화와 더불어 기술발전, 나아가 국가경쟁력 제고로 연결되는 선순환의 고리를 갖출 수 있다는 뜻이다.

향후 멀티미디어 통신서비스는 아바타를 포함하는 가상현실(VR) 기술과 인체의 오감을 활용하는 실감통신기술, 홈어플라이언스 기술, 엔터테인먼트 기술 등과 결합돼 한층 현실감있는 지능형 서비스로 발전해 갈 것이다. 사이버개인비서 서비스, 3차원 사이버쇼핑몰, 원격 실시간 건강검진 서비스, 실감형 통신서비스, 사이버방범서비스, 사이버애완동물 서비스, 원격교육·과외 서비스, 가상현실 게임방 서비스 등은 그동안 막연하게 꿈꿔왔던 미래의 일을 실제 경험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셈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