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산 PC용 부품 수입을 둘러싸고 유통업체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주기판 유통업체 엠에스디(대표 윤영태)는 최근 대만 리드텍과 계약을 맺고 각종 주기판과 고급형 그래픽카드 ‘쿼드로’를 국내에 공급키로 했다. 엠에스디는 그동안 중저가 주기판의 대명사인 대만 ESC사의 제품을 공급해 왔으나 AMD기반 주기판과 고급형 그래픽카드로 제품 라인업 다양화를 위해 이번에 리드텍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리드텍의 독점 대리점이던 앱솔루트코리아(대표 이태화)가 엠에스디와의 계약은 일회성 제품공급 계약일 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앱솔루트 박찬석 이사는 “엠에스디가 3개월 간 기존 국내 판매량의 3배에 가까운 상품을 소화하겠다는 제안을 해 리드텍이 이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상적인 경로의 유통으로는 이같은 규모의 제품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엠에스디의 제안은) 처음부터 과열 경쟁을 야기할 소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앱솔루트측은 내달 대만 현지의 리드텍 본사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엠에스디측은 PC업체에 장기간 주기판을 공급해 온 OEM 판매망을 갖춰 목표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엠에스디측은 “월 5만장 이상 판매해 온 마케팅 능력을 고려하면 이번 제안은 결코 무리수가 아니다”며 “그동안 AMD기반의 주기판 라인업이 없어 제품을 공급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유통망으로 목표량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기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만 주기판업체가 최근들어 한국내 판매량 확대를 위해 독점공급체제를 벗어나 복수대리점체제로 바꾸고 있다”며 “리드텍이 이번에 엠에스디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한국 유통업체간 경쟁을 유도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이미 MSI·이폭스·솔테크 등 대만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독점공급체제를 복수대리점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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