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 ncysn@gameinfinity.or.kr
경기침체 및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의 신규인력 채용이 감소하면서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전체 실업률은 3%대 초반이지만 20대 청년층의 실업률은 7%대로 전체 실업률의 2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졸업생의 절반이 미취업 상태의 실업자라는 것이다. 이처럼 청년실업문제가 대두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인력구조조정과 미취업자 누적, 기업업무 전산화에 따른 인력수요 감소, 기업들의 인력수급패턴 변화(인재양성보다는 경력직 선호 현상), 대졸자의 양적 증가에 비해 미흡한 질적 수준 등 다각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청년실업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프랑스·독일 등도 장기간 고실업 상황에 놓여있으며, 일본도 ‘부동산 버블’ 등 거품경제 붕괴 이후 나타난 ‘반실업’ 상태의 젊은이가 급증해 사회가 활력을 잃고 있다. 또 미국은 ‘고액연봉의 보증서’였던 경영대학원(MBA) 졸업장 소지자들도 취업난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이렇듯 청년실업문제는 우리만의 일이 아니지만, 한국의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 실업자가 늘고 있다는 점과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고 신규고용 창출이 어려워 자칫 청년실업문제가 고착화되면 향후 국가경제 성장의 핵심인력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젊은 인력을 필요로하는 곳이 많다. 게임산업을 비롯한 중소규모 제조기업에서는 지금도 젊은 인력을 찾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 이것은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고학력자들의 기대수준이 매우 높아서 3D업종이나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보다는 편안하고 깨끗하며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업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조사에 의하면 게임산업의 경우 현재 게임산업 종사인력은 3만4000여명 수준으로 향후 게임산업의 발전속도를 감안할 때 추가로 매년 1만여명의 신규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임 기획자와 연출가 등 게임 총괄능력을 갖춘 고급인력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수요원은 그 수가 절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청년실업문제의 한편에는 인력수급의 모순이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실업상태에 놓인 많은 젊은이들이 고시 등 사회적 유망직종에 자리잡기 위해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구조의 전문화·다양화에 따라 우리가 보편적으로 ‘하이클라스’층으로 여기던 직업들의 가치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사회의 보편적 직업을 추구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례로 게임아카데미 입학생의 70%는 일반 정규대학을 졸업한 후 게임관련 전문교육을 받기 위해 재입학하는 학생이다.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특수과정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3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우리의 청년실업문제는 사회 전반에 흐르는 물질만능주의 해소와 더불어 직업의 귀천보다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대우받을 수 있는 사회적 풍토의 조성, 국내 전문인력이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한 해외 직업탐색과 일자리 중계사업 전개, 학력에 따른 승진차별과 취업연령 상한제를 없애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마련도 향후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하다. 최근 획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자립형 사립학교’와 ‘대안학교’ 등 새로운 프로그램이 교육계의 새로운 현안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상위학교 진학을 위한 교육공급자 측면의 획일화된 교육보다는 교육수요자의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향후 청년실업문제 해결의 장기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실업문제는 미래 경제성장의 기본요소인 인력문제라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금의 문제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경제불황이라는 도화선으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직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교육방법을 적용해 지금의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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