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중견업체인 어필텔레콤이 신임 최고경영자(CEO)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필텔레콤은 지난달 12일 이가형 사장의 퇴임과 동시에 공개적으로 전문경영인 영입에 나섰으나 최대주주인 모토로라와 이가형 전 사장간 갈등으로 후임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필텔레콤의 신임 CEO 선임건에는 모토로라와 이 전 사장이 모두 동의해야 임명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모토로라는 어필텔레콤의 신임 사장 후보로 30대 후반의 젊은 CEO 후보 5∼6명을 어필텔레콤 측에 제시했으나 이 전 사장이 “경험이 부족하고 너무 젊다”는 이유를 들어 모두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필텔레콤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이 CEO감으로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토로라가 제시한 인사들에 실망해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전 사장이 모토로라에 불만을 품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특히 이 전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어필텔레콤의 거래소 상장과 GSM 단말기시장 진출이 모토로라 측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모토로라에 대한 반감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연구소장인 이영섭 전무가 CEO 업무를 대행 중인데 CEO 공백은 상당기간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필텔레콤 지분의 50% 이상을 확보하고도 그동안 창업주인 이 전 사장에 밀려 어필텔레콤의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던 모토로라로서는 이번 신임 CEO 선정을 통해 어필텔레콤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사장이 다시 CEO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이 전 사장이 어필텔레콤의 사장직에서는 물러나 있지만 현재 회사의 경영진 모두가 친이가형 인물들로 모토로라가 선정한 새로운 CEO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측은 모두 “이 전 사장의 컴백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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