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인기상품]불황 날린 `슈퍼 슬러거`

 외환위기때 못지 않게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그동안 지칠 줄 모르고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IT업종마저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이렇듯 침체된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는 인기상품은 있게 마련이다. 고객의 니즈(needs)를 정확히 반영했거나 마케팅을 잘해 눈에 띄는 상품, 품질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품들이 그것이다.

 전자신문사는 이처럼 올 상반기에 소비자의 사랑을 받은 ‘2003년 상반기 인기상품’을 선정, 발표했다.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전자·정보통신 업계 및 관련업체로부터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이번 상반기 인기상품 공모에는 100여개사가 300여개 상품을 응모,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번에는 실제 매출실적이 우수한 상품도 많이 포함돼 있었지만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계획에 중점을 둔 상품도 대거 포함돼 ‘전자신문 인기상품 선정제도’가 기업들의 마케팅 도구로 정착했음을 보여주었다.

 이 가운데 본지는 85개사 108개 상품을 올해의 상반기 인기상품으로 선정했다. 부문별로는 고객만족 부문이 40개로 가장 많았으며 마케팅우수 25개, 품질우수 24개, 디자인우수 6개로 집계됐다. 또 본지가 추천하는 상품도 12개가 선정됐다.

 업종별로는 서버·스토리지 및 소프트웨어 부문이 38개로 가장 많았고 정보가전이 23개, 컴퓨터 및 주변기기 21개, 정보통신 14개, 기타 12개 등으로 역시 전통적인 IT부문이 강세를 보였다.

 전자신문이 선정한 올 상반기 인기상품의 특징은 ‘시장주도형’ 상품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디지털TV가 그렇고 아이리버의 MP3플레이어, LG전자의 에어컨, 어울림정보의 보안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노트북, 올림푸스의 디지털카메라,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냉장고, 청풍의 공기청정기 등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상품들이다.

 PC 및 통신부문에서는 삼성전자의 입김이 거셌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센트리노 노트북은 23.8㎜의 초슬림형으로 모바일 컴퓨팅 환경을 강조한 제품으로, 영화 ‘매트릭스’를 마케팅에 응용해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제품이다. 또 삼성전자의 이동전화단말기 애니콜은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9.8%를 기록하며 세계 3위로 올라섰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1분기 동안 160만대를 판매해 전체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은나노 실버냉장고는 동종업계로는 처음으로 가전제품에 은나노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상반기 내내 가전업계에 은나노 바람을 일으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청풍의 공기청정기와 웅진코웨이 정수기, 청호나이스 정수기 등은 올 봄부터 최근까지 아시아를 강타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람을 타고 빅히트를 기록했다.

 이렇듯 올 상반기 인기상품으로 선정된 상품들은 반짝하는 유행을 탓든지, 품질이 뛰어나든지, 마케팅을 훌륭히 한 것들이다. 지난해 하반기나 올 상반기에 새로 선보인 제품도 있지만 일부 상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부문의 상을 수상, 스테디셀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인기상품 또는 히트상품은 만들어지기도 어렵지만 사후관리를 소홀히하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을 간단없이 해야만 경기위축으로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것이다. 상반기에 인기를 차지한 이들 상품이 앞으로 6개월 후에도 과연 소비자의 인기를 차지할 수 있을지 수상업체들의 활동이 기대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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