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51억달러에 JD에드워즈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지난 수년간 불황에 몸살을 앓아온 세계 컴퓨터 시장에 인수합병(M&A) 바람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로 인식된다. 기업의 정보기술(IT) 비용감소에 공급과잉으로 시달려온 IT업체들이 서바이벌 게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는 의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피플소프트의 JD에드워즈 인수와 시벨의 볼드피시 인수에 이어 터져나온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적대적 인수건으로 이미 태풍의 눈에 들어섰다. 게다가 지난주 PDA업체 팜의 핸드스프링 인수에 이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주가가 6일(현지시각) 또다시 매각설로 출렁대고 있는 등 HW업체들도 M&A 태풍권내에 근접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컴퓨터 애널리스트들은 “2000년 이후 공급과잉과 기업의 IT지출 급감에 따라 IT업체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시기를 경험하고 있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모든 IT기업들이 합병대상으로 올라있다”고 밝히고 있다.
◇SW업계 재편 바람 부나=오라클의 적대적인 피플소프트 인수제안건으로 기업용 SW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한때 오라클에 근무한 적이 있는 콘 웨이 피플소프트 최고경영자(CEO) 9일(현지시각) “오라클의 악의적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일단 인수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게 되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오라클의 점유율은 20%를 넘어서게 돼 1위인 독일 SAP과의 경쟁이 더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이달초에는 역시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시벨이 전자우편 및 전자메시징 업체인 볼드피시를 인수한 바 있으며 칼리 피오리나 HP CEO도 최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강화를 위해 M&A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이 M&A 열풍의 한가운데 서있다.
◇HW업체도 태풍의 눈=컴퓨터 HW업체간에 진행되는 M&A의 중심에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델컴퓨터가 우뚝 서있다. 선의 주가는 이달초 M&A설이 나돌면서 한차례 폭등한 적이 있는데 지난 금요일에도 또다시 M&A설이 나돌면서 주가가 전날보다 5%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날 거래량도 1억1500만주나 달하면서 나스닥에서 세번째를 기록했는데 평상시의 2배나 됐다.
선의 매각설은 투자기업인 실버레이크파트너스가 선 사장이었던 에드 젠더를 고용하면서 터져나오고 있다.
선의 대변인은 주가동향에 대해 “고객의 요구를 서비스하는데 있어 선은 20년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위치에 있다”며 M&A를 부정했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은 선의 인수 대상업체로 IBM과 HP를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다.
M&A와 관련, 세계 최대 PC업체 델도 주목거리다. 그간 델 고위 경영진들은 “향후 수년후 매출을 현재의 2배인 600억달러대로 올려놓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델은 보수적 기업문화에도 불구하고 매출향상의 가장 손쉬운 방법인 M&A 잔치에 언제라도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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