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가전 제철 만났다

 ‘고맙다, 무더위.’

 경기 불황으로 가전 유통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예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에어컨·냉풍기 등 여름가전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9일 가전 유통점과 집단상가에 따르면 때이른 무더위로 지난주 에어컨 등 여름가전 판매량이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주 역시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산전자상가 등 집단 전자상가와 가전 유통점·TV홈쇼핑·인터넷쇼핑몰 등 대부분의 유통 채널은 잇따라 대책회의를 열고 막판 판촉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등 여름가전 판매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LG하이프라자는 지난주(2∼8일) 대표 여름가전인 에어컨이 5월 평균에 비해 30% 이상 매출이 신장하면서 그동안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하이프라자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 여름가전 상품에서만 70%의 매출 신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영환 부장은 “지난주 처음으로 여름상품 매출이 평균을 훌쩍 넘겼다”며 “장마가 예상되는 6월 말까지는 본격적인 여름상품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이마트도 지난주 에어컨, 냉풍기와 같은 여름가전 매출이 전달 대비 10% 이상 성장하면서 6월 매출 전망을 밝게 했다. 하이마트는 대표 여름상품인 에이컨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15·17평형은 가장 높은 신장률인 17%를 기록했다. 하이마트는 본격적인 여름상품 수요가 시작됐다고 판단해 9일 긴급 회의를 열고 가전메이커측에 에어컨시장 선점을 위해 공급가격 조정을 요구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전자랜드도 6월 첫주를 기점으로 여름가전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주 대전 둔산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점포가 여름가전 상품 매출이 전체상품의 70%에 육박할 정도로 성수기를 맞고 있다. 전자랜드측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체의 40% 수준에 그치던 여름상품 매출이 이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도 에어컨을 구입하면 해외여행 상품권을 주고 메이커 행사에 추가로 혜택을 주는 ‘덤앤덤’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테크노마트도 제철을 맞은 에어컨·선풍기·냉풍기 등 여름가전 상품을 찾는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테크노마트에서는 지난 6∼8일 황금 연휴 기간에만 2500여대의 에어컨이 팔려나갔다. 이는 지난 5월 하루 평균 판매대수에 비해 30% 정도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는 비슷한 규모다. 테크노마트는 오는 22일까지 에어컨(40개 품목)과 선풍기(20개 품목), 냉풍기(5개) 등 냉방 가전제품을 최고 25%까지 할인해 주는 ‘여름가전 특가전’을 실시한다.

 LG홈쇼핑·CJ홈쇼핑 등 TV홈쇼핑에서도 여름상품은 불황기를 극복하는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LG는 지난 7·8일 에어컨과 냉장고를 묶어서 파는 프로그램을 통해 각각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터넷 쇼핑몰인 LG이숍에서도 6월 들어 하루 평균 100여대의 에어컨이 팔렸다. 이밖에 CJ홈쇼핑에서도 지난 주말에 전주에 비해 20% 상승하는 시간당 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여름가전 상품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통업체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설명)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달들어 여름가전 시장이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고 있다. 전자상가 매장에서 에어컨을 고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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