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이 영화·게임·캐릭터 등에 이어 산업화 대열에 가세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콘텐츠 중에서 예술영역으로 남아있던 공연물들이 ‘오페라의 유령’ ‘난타’ ‘캣츠’ ‘투란도트’ 등의 잇따른 성공사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산업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공연예술의 산업화는 짧은 투자회수기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라는 특성과 함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고급문화에 대한 욕구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영화와 게임 위주의 콘텐츠에 집중돼 있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영역이 공연예술쪽으로 급속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월 60억원을 투자, 이달 초 상암월드컵구장에서 개막됐던 야외 오페라 ‘투란도트’의 경우 벌써 20억여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용극장까지 갖추고 장기 공연되고 있는 난타는 물론 국내 창작 악극, 어린이 대상 뮤지컬 등 어린이 날, 연말연시 등을 겨냥한 공연들도 투자시점 대비 6개월 내에 30∼40%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문화콘텐츠투자기관협의회 정광명 팀장은 “현재 국내 공연의 두 갈래를 형성하고 있는 브로드웨이에서 검증받은 작품과 악극 및 어린이 뮤지컬 등은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화와는 달리, 공연의 경우 관객이 55∼60%를 넘으면 손익분기점(BEP)를 넘길 수 있고 악극 및 어린이 뮤지컬의 경우 제작비도 10억∼20억원대로 아직까지 저렴하기 때문에 투자가 몰린다는 게 정 팀장의 설명이다.
산은캐피탈 윤정석 팀장도 현재 시점을 “지금의 공연을 보면 4∼5년 전 영화산업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며 “공연예술에 산업화 개념이 도입되면서 정부, 투자자, 제작자 등이 시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공연예술이 산업화 초기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2∼3년 후에는 해외공연물의 재고소진과 국내 공연물의 제작비 상승에 따른 질적 제고로 국내 창작공연이 공연산업을 주도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초기단계의 공연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한국적 콘텐츠 개발, 관람연령층 확대, 제작비의 효율적 관리, 수출시장 확대, 공연 클러스터 구축, 문화마케팅 활성화, 벤처기업으로의 육성, 전용공연장 설립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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