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와 만남]KEC 박채현 상무

 “앞으로 집중하게 될 반도체사업부문은 지난 4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는 10.1%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늘어났습니다.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시기였고 1∼3월이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기대 이하 수준’이라거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KEC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채현 상무(54)는 지난 4분기 및 작년 실적을 놓고 최근 증권가에서 일고 있는 논란들에 대해 지나친 우려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KEC는 지난해 502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거뒀으나 지난 4분기에는 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회사측의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과 올해부터는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했다.

 특히 전자기기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후 앞으로 주력하게 될 소신호용 반도체 소자(SSTR), 즉 반도체사업부문의 전분기 대비 매출 감소에 대한 해석이 엇갈렸다.

 이에 대해 박 상무는 “반도체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지난달 300억원대가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9개월간 매출액 3000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사스 영향이 전체 매출을 10% 정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반도체가 기초부품인 데다 보수적으로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기 때문에 예상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이러한 논란들을 뒤로 하고 구조조정 이후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KEC는 일단 세계 선두권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SSTR부문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앞으로 5년내에 전원용 소자사업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며 틈새시장을 노리는 방법으로 반도체분야 사업도 개척해 나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인 그는 “앞으로 SSTR 수요의 상당 부분은 중국이 차지하고 중국 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태국 등 해외 생산거점의 투자재원 확보는 자체 신용과 자체 담보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급 보증은 부득이한 경우로 한정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주가와 관련해서는 기관과 외국인의 높은 지분율과 장기 보유로 유통물량이 적다는 지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인위적인 유동성 확보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1년 매입한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는 소각목적으로 취득한 게 아니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요구를 반영해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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