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시에선 재정경제부 당국자의 카드채 만기 연장 프로그램 실시 가능성 발언에 힘입어 카드주들이 일제히 동반 상승했다. 외환카드가 14% 상승한 것을 비롯해 국민카드·LG카드 등이 각각 8.82%, 4.71% 상승했다. 카드채 만기 도래와 실적 악화로 지난 2월말 이후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경험하면서 가위에 눌려있던 카드주들이 모처럼 상승 분위기를 만끽한 것이다.
이날 카드사들의 동반 상승은 재정경제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이 한 케이블TV채널에 출연해 “지난 IMF 당시 한꺼번에 밀려왔던 단기 채권에 대한 상환 요구를 장기채로 전환해 해결한 사례가 있다”며 “미국의 경우에도 단기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채권으로 교환해주거나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설명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증시에서 카드주들이 일제히 상승했지만 여전히 카드사를 바라보는 일반 투자자들의 시선은 불안하기만하다. 정부가 단기 카드채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장기채로 전환해주는 정책을 펼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때문에 최근 증권가에선 카드채 문제의 재연, 가계부실의 심화 등을 이유로 6월 위기설, 7월 위기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카드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한 현재 잠복상태에 있는 신용카드사들의 유동성 위기는 언제라도 수면위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는 것이다.
결국 카드사들이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또 한번 시험 받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양투자증권은 유동성 위기 돌파 방안으로 △유상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 △실세금리를 반영한 카드채의 신규 발행 등을 제시하고 있다. 금감원 역시 부실채권의 조기 상각, 카드 이용 한도의 단계적 감축, 카드사의 자본 확충, 실세금리를 반영한 신규 카드채 발행 등의 방안을 마련중이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등장한 카드사 문제 해결 방안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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