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코스닥 1분기 실적]거래소-반도체 불황여파 제조업체들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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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및 등록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이번에 발표된 실적은 국내 기업들의 경영위기가 심각한 수준임을 경고하고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기업을 불문하고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아주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고 특히 코스닥등록기업들의 경우 인터넷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전됐으나 여전히 경영부실에 허덕이는 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적발표 결과 매출이나 순이익이 큰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코스닥등록기업들의 경우 인터넷업종의 선전이 두드러졌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번 실적발표 내용을 통해 국내 IT경기의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편집자

 

 거래소 12월 결산법인 529개의 2003년도 1분기 영업이익은 9조95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나 감소했다. 분기 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 10조243억원에서 6조4682억원으로 줄어들어 35.5%나 격감했다.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불황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의 외형 및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1% 감소한 104조6586억원이었으며, 순이익은 감소폭이 더욱 커져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0.7%나 줄어든 1조8080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72억원이나 줄어들면서 제조업 전체의 순이익 감소액의 42.9%를 차지하며 수익성 악화를 주도했다. 업종별 실적에선 전기전자업종과 통신업종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기전자업종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든 면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통신업종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7% 감소했으며 매출액도 5.5% 감소한 15조2833억원에 머물렀다. 통신업종은 총 5조4547억원의 매출을 올려 6.9%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 1.35% 늘어났다.

 거래소 시가총액 2위 업체인 SK텔레콤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1분기 실적으로 통신업종 전체의 실적호전을 이끌었다. 10개 대기업 집단의 실적도 대부분 악화됐다. 10개 그룹의 총매출액은 39조5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2조1771억원으로 35.8%나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때문에 삼성그룹의 전체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삼성그룹의 매출액은 15조902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나 줄었으며, 순이익도 1조393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2조2468억원에서 무려 38.0%나 감소했다. 특히 한진과 금호그룹은 경기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으며 적자로 전환됐다.

 전반적인 실적 악화와 함께 적자전환사도 속출했다. 하이닉스반도체·아남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주가 잇따라 적자전환됐으며, 데이콤·센추리·콤텍시스템·맥슨텔레콤·휴니드테크놀러지스 등 총 64개사가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태광산업·신성이엔지·로케트전기 등 34개 기업은 지난해 1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한편 금융업을 제외한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18.92%에서 113.39%로 5.53%포인트 떨어지며 재무구조 안정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