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반 가정에서 첨단 정보기술(IT)서비스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홈 구축에 본격 나선다고 한다. 그간 전자정부 구축과 기업정보화 추진에 역점을 뒀던 정보화 정책이 이제 가정 정보화 중심으로 이동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시의적절한 정책 전환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21세기 핵심 인프라라 할 수 있는 전국적인 광케이블 기간전송망 완성으로 각 분야의 디지털화를 위한 기초를 마련한 우리나라가 앞으로 IT선진국으로서 실질적인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디지털 홈 구축 기술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올바른 결정이라 본다.
정부의 계획을 보면 오는 2007년까지 총 2조원을 투입해 1000만가구에 디지털 홈 환경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물론 디지털 홈 초기시장 창출을 위해 일반주택·아파트 등 다양한 주거환경에 적합한 표준 홈네트워킹 모델을 개발해 우선 1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 눈길을 끈다. 게다가 디지털 홈 확산에 핵심인 홈네트워킹 장비와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서비스 제공자에게 대규모 초기투자비용을 융자로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홈이 구축되면 가정내의 모든 정보가전기기가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돼 원격제어는 물론 양방향 홈쇼핑, 원격교육 등 실질적인 디지털 라이프 시대가 도래, 가정생활의 디지털화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번 디지털 홈 구축 계획에 주목하는 것은 작업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산업효과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유무선 네트워크, 홈 게이트웨이 등 디지털 홈 관련 경제적 파급효과는 올해부터 오는 2007년까지 5년 동안 22조원에 이르고, 고용 유발효과도 16만명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엄청나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IT업체들이 일찌감치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시대 도래를 예상하고 홈네트워크 표준화 등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망 고도화를 촉진하고 정보가전 등 유관산업에도 새로운 수요를 촉발해 침체된 IT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새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다.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 IT솔루션의 테스트베드로 부상한 상황이어서 구축에 따른 운영여부에 따라 우리의 기술개발력 과시는 물론 세계 디지털 홈 시장 선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정책 실행 계획이 잡혔다고 모든 것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용자 중심으로 시스템이 개발, 보급되고 관련 법·제도도 현실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건설업체와 가전업체, ISP업체들이 손잡고 고급아파트를 중심으로 홈 디지털 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원격제어 수준에 그치고 공급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보급 확대는 물론 디지털 라이프 도입 확산이 더딘 상황이다. 따라서 아파트, 단독주택 등 우리나라 주거환경에 맞는 다양한 표준 홈네트워크 모델을 개발해 주거환경에 따른 차별성을 방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1000만가구의 디지털 홈 실현은 정보가전기기와 관련장비의 저가 공급체제가 마련될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부단한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 디지털 홈 관련기술이 해외시장에 수출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세계표준화 추세에 맞춰한다. 장기적으로는 댁내 유비쿼터스환경 구현 등 차세대 네트워크환경을 고려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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