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터지는 SKT, 속터지는 K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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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과 KTF의 1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들의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6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 SK텔레콤이 강한 주가상승과 함께 긍정적인 전망을 타고 있는 반면 KTF는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인해 증권사들로부터 투자의견, 목표주가 하향이라는 ‘뭇매’를 맞고 있다.

 실적발표 전까지만 해도 이동통신 1, 2위 업체로 비슷한 수준의 투자 매력도를 인정받아왔던 양사는 SK텔레콤의 경우 ‘적극 매수’ 가능성이 높은 데 반해 KTF는 ‘중립’의견이 나오는 등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표참조

 ◇SK텔레콤, 양호한 실적에 그룹리스크 해소 가능성 커져=대부분의 증권사가 현재 17만원대의 SK텔레콤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SK텔레콤이 SK그룹 악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충족했다는 호재에 이어 SK텔레콤 최고경영진이 SK글로벌 지원에 대한 명확한 선을 긋고 나선다면 실적보다 더 큰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6일 오후 표문수 사장이 콘퍼런스콜에서 SK글로벌에 대한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명확히 밝힌다면 주가상승 탄력은 더 커질 것”이라며 “직전 고점이었던 18만8000원에서 16% 가량 단기급락한 이유가 SK그룹 악재였던 만큼 최고경영진도 명확한 의지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1분기 실적에서는 외형 성장세와 비용관리라는 두가지 측면이 양호하게 나온 게 긍적적으로 판단된다. 동양종금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매출, 가입자 증가율 등을 계속 높여가면서 비용 매니지먼트(관리)에도 성공했다”면서 “마진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과 자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KTF, SK텔레콤과 펀더멘털 격차 더 벌어져=통신담당 애널리스트들은 KTF의 실적에서 드러난 가장 부정적인 모습을 확대된 영업이익 감소폭에서 찾고 있다. 비용관리 측면에서 SK텔레콤 만큼 좋은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양성욱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17.8%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것은 영업비용이 효과적으로 통제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KTF의 실적상 맹점은 마진 측면에서도 확인됐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KTF의 EBITDA 마진은 지난해 37.0%에서 올해는 39.1%로 높아질 전망”이라며 “마진상승이 이익증가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매출증가세 둔화에 기인한다”며 이를 극복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KTF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가진 주주가치 증대 방침과 관련해선 실적이 낮아 당장 주주들에게 환원될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 시각과 KTF의 예정된 자사주 매입 일정을 고려해 박스권 매수는 유효하다는 주장이 혼재돼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