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고타마 싯다르타

 현재의 네팔 남부와 인도 국경부근인 히말라야산 기슭의 카필라성을 중심으로 샤키야족의 작은 나라가 있었다. 이 작은 나라의 왕 슈도다나와 마야 부인 사이에서 지금 부처님으로 존칭되는 고타마 싯다르타가 태어났다. 고타마 싯다르타의 별칭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석가모니다.

 석가모니는 29세에 처자식과 왕자의 지위 등 모든 것을 버리고 해탈을 구하고자 출가했다. 남쪽 갠지스강을 건너 마가다국의 왕사성으로 가서 2명의 선인을 차례로 찾아 선정(禪定)을 배웠다. 선정은 일종의 정신통일에 의해 하늘에 태어나 보려는 것이다. 석가모니는 이 방법으로는 생사의 괴로움을 해탈할 수 없다고 깨닫자 부다가야 부근의 산림으로 들어가 고행에 전념했다. 몸이 해골처럼 되어도 해탈을 이룰 수가 없었다. 석가모니는 다시 보리수 아래에 자리잡고 깊은 사색에 정진하여 마침내 깨달음(정각·正覺)을 얻었다고 한다.

 8일은 석가모니가 태어난 지 2547해 되는 날이다. 석가모니는 선정에 의해 법을 깨닫고 고행과 사색을 통해 해탈을 구했다. 그 후 80세에 이르기까지 45년의 긴 세월을 해탈에 의해 깨우친 진리, 즉 열반(涅槃)을 전파하는데 바쳤다. 석가모니는 ‘고행’과 ‘자비’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오늘날 세인의 존경을 받는다.

 지금 지구촌을 두려움으로 몰아넣고 있는 사스도 고행과 자비를 요구하는 것같다. 사스 공포로 내외국인들의 베이징 탈출이 줄을 잇고 있지만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떠날 수가 없다. 지금 중국에서 철수하면 몇년 또는 몇십년 쌓아놓은 공든 탑이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이 ‘관시’를 중시한다는 것은 천안문 사태에서도 확인했다. 얼마전 LG전자는 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베이징시 위생국에 살균 전자레인지, 항균 세탁기, 청소기 등과 사스퇴치지원금을 기증해 중국이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을 방문해 살신외교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정부도 한번쯤 고난과 역경을 함께 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윤재 논설위원 yj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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