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폭락세에 휘말렸던 SK텔레콤이 SK IMT와의 합병 및 실적 기대감을 타고 급등했다. KT도 30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감이 제기됐지만 일단 주가 상승에는 성공했다.
29일 증시에서 SK텔레콤은 연속 7일째 하락세를 끝내고 전날보다 8.57% 급등, 17만원 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지난 7일 동안 주가가 14.9%나 빠진 것에 비하면 모자라지만 상승 여력을 확인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KT도 전날보다 2.02% 상승한 5만400원에 마감, 지난 16일 이후 9일 만에 다시 5만원 선에 올라섰다. KT는 최근 SK텔레콤 등 다른 통신주에 비해 하락폭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상승폭은 적었지만 상대적인 상승효과는 뚜렷했다.
◇SK텔레콤은 합병효과와 실적 기대감이 단기 모멘텀=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SK텔레콤과 SK IMT의 합병 기일은 5월 1일이고 신주발행규모는 12만6814주가 될 것”이라며 “신주 발행 규모가 적어 주당가치 희석 우려가 적고 매물도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양 연구원은 또 “비동기식 IMT2000(WCDMA)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정통부와 어느 정도 조율이 가능할 것”이라며 “당초 계획보다 경감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SK그룹 관련 불확실성도 시장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SK텔레콤이 SK글로벌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주가 폭락의 원인이었지만 사실상 심리적 우려일 뿐 현실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내달 6일로 SK텔레콤 실적 발표가 다가오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그룹리스크를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 영업이익 감소는 우려할 일 못돼=이날 오전 장중 KT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30일 KT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상승 마감한 것은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가 명백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배제한다면 오히려 증가세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양성욱 연구원은 “KT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7700억원이었다가 올해 1분기 7400억원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난해 1분기엔 LM수익이 과대계상됐다”며 “과대계상분을 제외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6700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올들어 두 차례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는 등 꾸준하게 주주친화적 경영을 펼치고 있는 것도 실적 못지않게 중요한 주가 상승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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