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복수/ 메그나드 데사이 지음/ 김종원 옮김/ 아침이슬 펴냄
마르크스가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라는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수많은 철학자와 경제학자가 마르크스의 영향을 받았으며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수많은 국가의 정치체계의 형성에 기여했다. 따라서 마르크스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20세기에 대한 합리적 평가에 필수적이다.
‘마르크스의 복수’라는 이 책은 제목 자체가 선정적이다. 마르크스가 복수를 한다니. 도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복수를 한단 말인가. 제목만으로는 설익은 이념 서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마르크스가 다시 살아오면 왜 복수를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의 저자 메그나드 데사이는 이 책 전체를 통해 “오직 마르크스만이 자본주의를 생존하는 체계로 취급한다”라고 전제한다. 즉 마르크스는 “여러 순환적 주기와 공황을 통해서, 부의 창조와 파괴를 통해서, 빈곤과 부의 변증법을 통해서, 노동자와 자본가와 금리 생활자와 지주의 인간 행동을 통해서 생존해 가는” 자본주의의 질서를 명확하게 밝혀낸 최초의 경제학자라고 주장한다.
마르크스 사후 얼치기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마르크스를 자기 편의적으로 해석한 결과 국가사회주의라는 왜곡된 국가체계가 나왔다고 밝힌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자본론이야말로 열정적인 구호나 원대한 역사이론 없이 순수하게 분석적인 글이며 이 점에서 마르크스는 사회주의의 예언가가 아닌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분석한 ‘사회천문학자’라고 평가한다.
이 책의 내용은 아담 스미스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그 이유에 대해 아담 스미스가 ‘사회천문학’의 법칙, 즉 역사상 존재한 여러 사회의 운동을 주재하는 법칙을 작성한 첫번째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 다음에는 헤겔을 통해 아담 스미스적 시각에 대한 비판을 검토했으며 뒤이어 마르크스의 가치이론을 다뤘다.
나머지는 독일 사회민주당, 유럽 사회민주당, 러시아 혁명, 파시즘과 나치즘, 케인스 등 현대 자본주의 이론·하이에크가 제시한 사회주의의 실행 가능성·2차 세계대전·전후 자유주의 경제학의 퇴조와 혼합경제의 부상·보수세력에 의한 자본주의의 재편 등 자본주의 개념이 거쳐간 궤적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다분히 선정적인 제목을 갖고 있지만 다루는 내용과 주장을 펼쳐나가는 서술방식은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을 유지하고자 애쓰고 있다.
물론 경제적 토대에서 정치체계라는 상부구조로의 이전이라는 주제를 다루다보니 간혹 우파적 편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재평가라는 애초의 목적은 상당 부분 달성했다고 보여진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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