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관련 정책을 기안하고 연구하며 ‘먹고 사는’ 무역 전문가들이 ‘전자무역(e트레이드)’이라는 기치 아래 하나로 뭉친다.
바로 민관 공동 국가전자무역추진위원회라는 깃발 아래다. 전자무역은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해야 하는 과제인 만큼 범부처가 참여하고 관련된 기업·협회·학계·연구소가 함께 하게 된다. 추진위원회가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돼야 한다는데 이견을 다는 이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자무역 개념은 비교적 단순하다. 사람이 직접 뛰어다녀야 했던 무역의 절차들을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과 그 환경의 효과적 활용이다.
물론 전자무역도 기존 무역과 마찬가지로 상대방 국가가 존재한다. 아무리 앞선 인프라를 갖춰도 상대국이 낙후돼 있으면 성사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주도권이다. 특히 전자무역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국가는 전자무역이라는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시장이 협소한 국가. GDP 가운데 무역의존도가 66%인 국가. 그러나 기술과 인력은 뛰어난 국가. 특히 IT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가.’ 이것이 우리나라가 전자무역을 추진해야하는 배경이다 .
◇국가전자무역추진위원회 발족=이르면 다음달 민관이 공동 참여하는 국가전자무역추진위원회가 국무총리 산하에 발족된다. 이미 국무총리실·산업자원부·한국무역협회 등이 잠정합의한 상태로 조만간 국무총리 훈령에 근거해 관련 법령도 만들어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민간차원의 전자무역추진위원회(위원장 현명관)가 범국가 차원의 전자무역 분위기 확산을 위해 4월 30일 ‘전자무역포럼’을 대대적으로 개최한다.
◇추진 배경=무역은 지난 40년간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으며 지난해 GDP에서의 무역의존도는 66%에 이른다. 우리나라가 세계 13대 무역국에서 8대 무역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무역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들어 무역경쟁력은 상품 자체의 경쟁력과 함께 IT혁명에 부응하는 새로운 마케팅과 무역프로세스의 경쟁력이 중시되고 있다. 따라서 무역 프로세스와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전자무역시스템의 완성은 우리 기업의 무역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동북아 경제 허브 도약’의 주요 수단인 셈이다.
◇전자무역 효과=전자무역은 무역프로세스의 혁신으로 부대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함으로써 우리나라 무역의 고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무역협회는 이미 구축된 수출입통관의 무역자동화시스템(EDI)만으로도 연간 5조4000억원의 부대비용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무역시스템이 2005년에 완전 구축되면 국가 전체적으로 연간 145억달러(17조4000억원:무역부대비용의 24.5%) 상당의 비용절감, 79억달러 수출증대 및 12만명 이상의 신규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면과제=모든 기업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무역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e트레이드 플랫폼 구축’과 전자무역의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한 ‘법·제도의 개선’이 요구된다. 전자무역 추진은 개별 부처·기관·기업의 권한과 능력만으로는 해결이 힘든 국가적 과제인 만큼 국무총리직속의 ‘국가전자무역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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