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난달말 현재 1087만명이다. 국내 가구수를 1500만가구라고 할 때 거의 72% 이상 보급된 셈이다. 표참조
아직도 30% 가까이 새로운 시장이 있는 게 아니냐는 반문도 나올 수 있으나 사실상 포화상태다. 수요층이 몰린 도시지역 가구의 경우 보급률이 80%를 넘는데다 인터넷 이용료 부담능력이 없거나 부담할 생각이 없는 가구를 제외하면 거의 9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수요 역시 둔화세가 뚜렷하다. 정통부에 따르면 2001년엔 초고속인터넷 순증 가입자수가 35만명 수준이었으나 절반인 17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신규 가입자는 도시를 중심으로 VDSL 가입이 활발하다. 결국 초고속인터넷업계는 농어촌 지역의 일부 신규 수요와 VDSL로의 대체수요만 바라보고 영업해야 하는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의 조준일 연구원은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초고속인터넷의 보급률 한도는 82∼84%선”이라고 밝혔다. 현재보다 최대 10∼12%포인트 정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가입자 규모로는 2005년까지 400만명에 이르나 문제는 후발사업자에게 갈 가입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후발사업자들은 비용대비 효과 측면에서 농어촌 지역의 경우 영업하기 힘든 데다 VDSL 시장도 브랜드 지명도에서 KT나 하나로통신에 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온세통신은 지난해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를 확대했으나 점유율에선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출혈경쟁이 벌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신규 가입자 증대를 통한 성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기존 가입자 중심으로 ‘남의 가입자를 빼앗는’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후발사업자들로선 이러한 경쟁이 결코 달갑지도 않다. 국내 초고속인터넷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후발사업자들은 그 해법으로 선발사업자들의 점유율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후발사업자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공급자 위주로 이뤄져 있어 후발업체들도 적절한 점유율을 가질 수 있게끔 정부가 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사업자가 3개사로 제한된 무선과 달리 초고속인터넷에선 다수의 경쟁자가 경합을 벌이는 완전경쟁 시장인 데다 아직까지 독과점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한 상태라서 섣부른 개입을 원치 않고 있다.
따라서 해결책은 인위적인 시장조작보다는 기업간 인수합병(M&A)으로 모아지고 있다. KT, 하나로통신 등 선발사업자와 후발사업자이기는 하나 대기업인 데이콤(파워콤) 등을 중심으로 업계 재편을 시도해 ‘규모의 경제’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M&A에 대해선 선후발 사업자 모두 긍정적이다. 궁극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T와 데이콤은 후발사업자의 인수를 검토중이며 무선사업자인 SK텔레콤도 유무선 융합 환경에서 유선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했다. 후발사업자들은 ‘누가 됐든 하루빨리 주인이 나타났으면’ 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문제는 기업가치 산정이나 재원마련 등 M&A 자체보다는 독과점 우려, 통신3강 구도 등 외부 환경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뻔한 해결책을 앞에 두고도 사업자와 정부가 애써 외면하는 형국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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