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직접사용채널이 지상파 드라마 녹음·녹화 채널로 운용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지상파방송에 대한 콘텐츠 편중 현상이 심화되는 한편, 저작권 시비가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케이블TV강남방송·큐릭스 등 서울 지역 주요 SO를 비롯한 전국 다수 사업자들은 SO가 직접 편성, 운용할 수 있는 직접사용채널을 통해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전일 방영 드라마를 녹음·녹화해 방영하고 있다.
현 방송법상 SO는 직접사용채널을 3개까지 운용할 수 있으며 녹음·녹화 등에 대한 뚜렷한 제재 조항이 없어 시청률 상승 및 인포머셜 광고 수익 등을 노린 SO들의 드라마 채널 운용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SO들이 드라마 콘텐츠 사용에 대해 제작사와 저작권 협의를 거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녹화 채널을 내보내고 있어 이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
K사는 올초부터 49번 채널을 통해 드라마채널을 운용해오다 최근 방송시간을 오전 10시부터 9시로 앞당겨 24시간 채널로 운용중이며 Q사 계열의 SO들도 드라마 녹음·녹화 채널을 일일 10시간 이상 운용하고 있다.
케이블방송의 직접사용채널 담당자는 “지상파 3사와 저작권에 대해 협의한 적은 없다”며 “지상파 입장에서도 자사 드라마를 홍보해주는 차원에서 손해볼 것 없다고 여기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지상파방송 3사가 공동으로 녹음·녹화 채널에 대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려다 실패한 전례가 있다”며 “워낙 다수 SO가 녹음·녹화 채널을 운용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일일이 이를 막기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방송협회는 최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측에 공문을 발송해 “SO들이 방송사와 사전협의 없이 무분별하게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를 녹화해 이를 재전송하고 있다”며 이를 시정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방송위원회도 직접사용채널 운용 개선방안 등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위 행정2부 관계자는 “당초 다양한 콘텐츠 및 정보 제공 등의 목적으로 탄생했던 직접사용채널이 의미를 잃고 있다”며 “현재 법상으로 뚜렷한 제재조항이 없으나 바람직한 채널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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